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주담대가 줄어들면서 전체 가계대출 잔액도 11개월 만에 축소됐다. 암호화폐와 증시 호조 속에 투자처를 찾는 요구불예금은 한 달 새 33조원 불어났다.

대출 옥죄니…5대銀 주담대 11개월 만에 감소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36조6470억원으로 전월 말(537조964억원) 대비 4494억원(0.1%)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전월 대비 줄어든 것은 작년 4월(-2조2493억원) 이후 11개월 만이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이 감소 전환한 것은 주택 경기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강화된 점이 이유로 꼽힌다. 당국은 지난 2월 26일부터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개인의 대출 한도에 반영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했다. 스트레스 DSR 규제 도입 직후 개인별 대출 한도는 2~4%씩 줄었다. 하반기엔 개인별 대출한도 감소폭이 스트레스 DSR 도입 이전 대비 3~9%로 확대된다.

주담대 증가세가 꺾이면서 늘어나던 가계대출 잔액도 줄어들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월 말 695조7922억원에서 3월 말 693조5684억원으로 2조2238억원(0.3%)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작년 4월(-3조2971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을 구성하는 개인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1조2830억원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월 말 141조8090억원에서 3월 말 145조843억원으로 1개월 만에 2.3%(3조2753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잔액도 0.8%(5조1655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전월 대비 19조4785억원(1.0%) 증가한 1995조2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정기예금(-12조8740억원)과 적금(-1조8478억원) 모두 줄었지만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33조6226억원 늘어난 결과다. 예·적금이 모두 전월 대비 줄어든 것은 작년 3월 후 처음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