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디지털대성 대표./사진=디지털대성
김희선 디지털대성 대표./사진=디지털대성
"매년 의대관은 조기 마감되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는 디지털대성엔 기회입니다. 학령인구가 줄어도 최상위권 학생에 대한 투자는 변함 없을 겁니다."

김희선 디지털대성 대표(사진)는 2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의대 정원 확대 영향으로 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겨울방학을 겨냥한 프로그램인 '윈터스쿨'이 대표적인 예다. 작년 10월 예비 고3 학생을 대상으로 강남대성기숙학원 윈터스쿨 모집을 했는데, 약 6분 만에 정원 500명을 모두 채우고 마감됐다.

현재 교육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의대 정원 확대다. 김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 담화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며 "대입 교육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대성은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대성은 대성학원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다. 1965년 개원한 대성학원은 6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강남대성학원은 입시 업계에서 전통의 강호로 꼽힌다. 강남대성학원, 역삼대성학원 등 오프라인 학원은 별도 법인으로 있다. 디지털대성은 대성마이맥 등 온라인 서비스 사업을 맡고 있다.

디지털대성, 강남대성 의대관 인수"의대 입시 역량 강화"

디지털대성은 의대 입시 역량 강화를 위해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도 인수한다. 호법강남기숙대성학원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은 의대를 준비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다니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상위권 성적을 갖춰야만 지원할 수 있다.

의대관에선 학과 공부뿐 아니라 입시 전략을 제공하는 L&C(Learning & Consulting)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대성학원만의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입시 조언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별 심리 상담, 문화 이벤트를 통해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감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의대관의 성과가 업계 내 최상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2023학년도 대입 기준 의대 합격생은 153명에 달한다. 상반기 내 증축이 완료되면 기숙학원 수용 규모는 840명에서 1200명으로 늘어난다. 1200명을 모두 채울 수 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의대관은 매년 조기 마감되는 등 수요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사진=디지털대성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사진=디지털대성
김 대표는 소속 강사와 쌓은 신뢰 관계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잠재력 있는 강사를 조기에 발굴해 함께 성장해왔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성마이맥의 유대종(국어), 한석원(수학), 이명학(영어) 강사는 과목별 1타 강사로 꼽힌다. 그는 "대성마이맥은 강사와 오랜 기간 함께해왔다"며 "강사에 대한 대우도 섭섭지 않게 하고 있다. 대우가 부족했다면 강사들이 대성마이맥에 남았을까"라고 반문했다.

디지털대성은 국어 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수학(148점)을 앞섰다. 김 대표는 "수학·영어에 비해 국어는 덜 주목받아왔다"며 "최근 국어 교육의 중요성이 재평가받고 있어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초·중등생은 한우리, 고교생은 이감과 대성마이맥을 통해 국어를 공부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현재 한우리는 독서교육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는 선두 업체"라고 치켜세웠다. 디지털대성은 2015년 한우리열린교육을 인수했다. 한우리에 등록한 학생은 11만명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감은 국어 실전 모의고사 브랜드다.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등 전국 700여 개 이상의 학원에서 채택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오래된 문제여태 잘 극복했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업계의 해묵은 리스크다. 교육업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대표적 요인으로도 꼽힌다. 김 대표는 이 리스크를 이미 잘 관리해 왔다고 자평한다. 김 대표는 2013년부터 디지털대성을 이끌고 있다. 2013년 939만7000명이던 학령인구는 작년 730만2000명으로 22.3%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580억원이던 연간 매출액은 작년 2115억원으로 4배가량 늘었다.

잠재 고객 수는 줄었지만 교육 경쟁력을 강화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효자 상품은 대성마이맥이다. 대성마이맥은 디지털대성의 대입 이러닝 브랜드다. 과거 19만원으로 수능과 내신 모든 강좌를 1년간 수강할 수 있는 '19패스'로 인기를 끌었다. 작년 디지털대성의 매출 1050억원은 고등 부문 온라인 강의, 교재 부문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2013년 당시 인터넷강의 시장에서 대성마이맥의 점유율은 최하위권이었지만, 현재 1위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응시한 N수생 15만7000여명 중 40%가 대성마이맥 회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가 줄어든다고 서울대 의대 정원이 미달 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학령인구 감소 우려를 일축했다.
김희선 디지털대성 대표./사진=디지털대성
김희선 디지털대성 대표./사진=디지털대성
김 대표는 의대 기숙학원 정원 확장 및 연결회사 편입, 이감 지분 인수로 실적이 '퀀텀 점프'할 것이라 자신했다. 내년 매출 목표치로 3000억원을 제시했다. 최근 디지털대성은 309억원으로 이감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84.05%로 늘렸다. 국어 모의고사 업체인 '이감'의 작년 매출액은 302억원, 순이익은 95억원이었다.

그는 "이감은 뛰어난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갖춘 우량기업으로 보유한 현금만 240억원에 달한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성을 확보한 만큼 디지털대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지털대성은 실적 개선을 목전에 둔 만큼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밝혔다.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대성도 이 흐름에 발맞추겠단 계획이다. 회사는 2012년부터 12년 연속 현금배당을 진행했고, 앞으로도 시가배당률을 3% 이상으로 유지하겠다 밝혔다. 이 외에도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