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만 신임 사장. /KT&G 제공
방경만 신임 사장. /KT&G 제공
KT&G가 내부 출신인 방경만 총괄부문장(수석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확정했다. 방 신임 사장의 선출 과정에서 행동주의 펀드 등의 반대 여론이 조성됐으나 별다른 이변 없이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KT&G는 28일 오전 대전 대덕구 KT&G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제3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방 총괄부문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방 사장은 사외이사 후보 2명을 포함해 후보자 3명 중 상위 2명을 사내·외 이사로 선임하는 집중투표제 결과 8409만7688표를 얻어 1위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KT&G 지분 7.11%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에서 추천한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660만3958표로 2위를 해 신규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KT&G가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는 것은 2015년 백복인 전 사장 취임 이후 9년 만이다. 백 전 사장은 3연임을 통해 회사의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라는 기록을 남겼다. KT&G는 2002년 회사가 민영화된 이후 곽주영 전 사장부터 이번 방 신임 사장에 이르기까지 내부 출신이 사장 바통을 이어가는 기록을 계속 써나가게 됐다.

방 신임 사장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햄프셔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한 뒤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그가 브랜드실장 재임 시절 출시한 초슬림 담배 '에쎄 체인지'는 현재 국내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글로벌본부장을 역임하면서는 해외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진출 국가 수를 40여개에서 100여개로 늘렸다. 또 3년 전 사내이사로 취임한 뒤 3대 핵심사업의 영업이익을 20%가량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지난달 22일 방 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자로 확정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한계를 뛰어넘어 KT&G가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역량을 발휘할 최적의 후보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KT&G 지분 1% 미만을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등이 방 신임 사장에 대한 선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KT&G 지분 6.64%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주총을 나흘 앞두고 방 신임 사장 선임에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하면서 이변은 나오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방 신임 사장 외에 또 다른 한표를 손 교수에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신임 사장은 "회사를 위해 CEO로서 헌신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준 주주들과 국내외 사업 현장에서 땀 흘리고 계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KT&G는 3대 핵심사업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tier)'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며, 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 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 단단한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곽상욱 사외이사 선임 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목적사업 추가를 포함한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도 원안대로 승인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