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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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2024년 1~2월 공급된 전국 분양단지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3㎡당 분양가는 2418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2024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19%가량 오른 금액입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964만원, 지방이 1938만원으로 각각 25%, 18%씩 올랐습니다.

그동안 신규 분양아파트가 주택수요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경쟁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가상승 요인이 다수 발생한 최근 분양가는 이미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를 추월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올해 2월 기준으로 기존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837만원으로 분양가보다 오히려 187만원 저렴합니다. 수도권보다 지방의 차이가 더 큰데 지방은 그 차이가 무려 877만원에 이릅니다. 분양가가 매매가격보다 2배 가까이 높습니다. 최근 원가상승의 요인이 주로 건축비 상승에 따른 겁니다. 지방의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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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주택수요자들은 현재의 가격이 적절한지를 평가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는 기존 아파트의 경우는 소득수준과 신규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소득수준과 아파트 가격을 비교하는 방법으로는 PIR(Price Income Ratio)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연평균소득을 반영한 특정지역 또는 국가 평균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반면 신규 아파트의 경우 기존 아파트의 가격과 분양가를 비교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대다수의 주택수요자들이 분양가상한제라는 최고가격제의 규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분양가는 매매가보다 낮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에 비해 높은 것이 정상입니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3년 후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되므로 금융비용과 리스트를 고려한다면 대략 10% 내외의 가격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 대비 10%가량 비싼 게 적절하다고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판단한다면 전국과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 수준은 매매가보다 10% 정도 높습니다.

과거에는 노후 주택이 많은 곳에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기 때문에 분양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 많이 해소돼 그 차이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가상승요인이 발생하면서 이루어지는 지금의 분양가 상승은 주택사업자들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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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의 비용은 크게 땅값과 공사비로 나눠지는데 최근 분양가가 상승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공사비 때문입니다.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땅값 상승률은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에서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반면 지방은 공사비의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지방의 분양가 상승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현재 대부분의 미분양이 지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승에 따라 지방의 주택사업자들은 미분양과 원가 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이때 주택 수요자들은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분양가가 상승한다면 매매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분양가는 재 조달 원가이므로 재 조달 원가가 현재와 같이 오르는데 기존 아파트가 떨어진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현재 분양가 상승은 원가요인이 반영돼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분양가가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과거의 저물가로 회귀하지 못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합니다. 주택수요자라면 분양가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게 현명한 판단이 될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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