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 "임종윤·종훈 사장직 해임은 조직 혼란 방지"…오빠 상대 266억 반환 소송도
임종윤, 임주현에 "경영권 넘기고 맥락 없는 주식 처분 금지 제안"
양측 주주 표심 구애 계속…7.66% 국민연금 향방 관심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놓고 이를 추진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모녀와 이에 반대하는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어느 측이 그룹 지주사 이사회를 장악할지 결정할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은 잇단 기자 회견과 성명을 통해 상대에 대한 비판과 반박을 하며, 주주들의 표심잡기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통합 찬반' 한미그룹 모녀 vs 장·차남, 갈등 '최고조'(종합)
임주현 사장은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미약품그룹이 이날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미등기 임원인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한 것과 관련해 "조직 안에서 일어날 혼란을 방지했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은 또 자신이 임종윤 사장을 상대로 무담보로 대여해 준 266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이날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전날 임주현 사장이 OCI와 통합 이후 대주주 지분을 3년간 처분할 수 없도록 보호예수하겠다고 제안한 데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영권을 통째로 넘기고 본인 것도 아닌 주식(OCI 측 지분)을 보호예수 하겠다는 맥락 없는 제안"이라며 "저의가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한 번도 팔 생각을 해본 적 없고, 앞으로도 어떤 주식 매도 계획도 없다"며 임주현 사장이 자신들을 향해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공격한 데 대해 반박했다.

'통합 찬반' 한미그룹 모녀 vs 장·차남, 갈등 '최고조'(종합)
임종윤·종훈 형제는 전날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한미정밀화학 임직원 모임인 한미사우회가 통합 찬성을 결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별도 성명을 통해 "전례가 없던 것으로 현 경영진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임주현 사장이 제기한 대여금 상환 청구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한미-OCI 통합을 좌우할 주총 표 대결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 23일 장·차남 지지를 선언하면서 통합 반대 측이 먼저 40% 이상 공개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차남 지분에 이들의 자녀 등 특별관계자 지분을 합친 28.42%에다 신 회장 지분을 합친 것이다.

통합 찬성 측에는 송 회장 모녀와 임주현 사장 직계가족, 송 회장이 설립한 가현문화재단 등 특별관계자 지분을 합친 지분 35%에 한미사우회(약 0.33% 지분)가 '통합 찬성'을 결의하며 합류했다.

'통합 찬반' 한미그룹 모녀 vs 장·차남, 갈등 '최고조'(종합)
아직 7.66%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침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제각기 다른 의견을 밝히고 있다.

앞서 한국ESG기준원은 송 회장 등 현 경영진이 제시한 이사진 후보 6명에 대해서는 불행사, 임종윤 사장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 5건 가운데에는 4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고 글로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회사 측 후보 전원 찬성·임종윤 사장 측 후보 전원 반대를 권고했으며, ISS는 양측 모두에 대해 일부 후보 찬성·일부 반대를 권고했다.

이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1일 회사 측 후보 전원 찬성, 임종윤 사장 측 후보 전원 반대를 권고했고, 한국ESG평가원은 반대로 임종윤 사장 측 후보를 전원 찬성하는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통합 찬반' 한미그룹 모녀 vs 장·차남, 갈등 '최고조'(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