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변호사 시절 영양제를 챙겨 먹으려고 했는데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필요한 영양제를 찾아보고 공부하는데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요. 이런 걸 전문으로 챙겨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자신이 겪었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창업에 나선 여성 기업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기술기반 여성창업 기업 수는 2016년 6만8882곳에서 2019년엔 8만7567곳, 2022년엔 9만5413곳으로 크게 늘었다.

○AI가 개인맞춤 영양제 추천

생활 속 불편함에 창업…새시장 일군 여성들
알고케어는 2019년 정지원 변호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업체다. 정 대표는 바쁜 현대인들이 편하게 건강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데 착안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개인 의료 정보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분석해 앱과 연동된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영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일대일 맞춤형으로 처방된 영양제를 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알고케어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SK스퀘어, 포스코이앤씨 등 대기업 40여 곳과 신규 계약을 맺으며 연매출 8억원을 달성했다. 짧은 기간 안에 기업고객을 늘린 비결로는 분석 알고리즘에 수면 오디오 데이터를 도입한 점이 꼽힌다.

곽지애 아울소싸이어티 대표
곽지애 아울소싸이어티 대표
기존에 운영하던 가게 폐업이 신규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아울소싸이어티가 2022년 론칭한 리세일 패션 플랫폼 ‘샤카라카’가 그런 사례다. 샤카라카는 국내 주요 패션 도매상의 이월상품을 확보해 재판매하는 플랫폼으로, 패션업계 재고 유통을 사업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지애 대표는 “동대문 시장에서 18년간 의류 도매업을 하다가 접으려고 하니 86㎡ 규모의 창고가 옷으로 가득 차 있더라”며 “재고를 팔고싶어도 팔 수 있는 시장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아울소싸이어티의 매출은 창업 첫해 1억원에서 이듬해 6억원으로 늘었다. 지난달 말 회원 수는 2400명, 상품 페이지뷰는 90만뷰에 달한다. 곽 대표는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에 참여해 지원금을 받았다”며 “지원금으로 상품을 성별, 색상, 디자인 별로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주먹구구식 화물차 시장 확 바꿔

정혜인 아이트럭 대표
정혜인 아이트럭 대표
정혜인 아이트럭 대표는 운수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며 중고 화물차 시장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2021년 중고트럭 거래플랫폼을 론칭했다. 이듬해 딜러 수 6000명, 등록 매물 1만6000대를 달성했다. 올해 3월에는 회원 수 4만3000명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성공의 요건은 자금 조달이다. 정 대표는 “매출이 안정적이지 않은 초기 중소기업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적절한 시기에 지원을 받아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에 참여해 지원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시행 사업으로 비제조업 중심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고부가가치화·신사업 창출을 위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솔루션 도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사업 참여 기업은 다음달 초부터 한 달간 모집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솔루션 공급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 관리시스템’에서 신청하면 된다.

사업 참여에 앞서 도입기술 및 사업계획 등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을 희망하는 기업은 다음달 초까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로 신청하면 된다.

이정한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은 “여성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국여성경제인협회와 적극 협력해 인프라 구축을 전폭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