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과정 뒷이야기 등 담아…"편집하다가 열 번 정도 눈물"
"586세대의 통렬한 반성"…김덕영 감독이 말하는 '건국전쟁'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이 영화로 못다 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김 감독이 쓴 '김덕영 감독이 말하는 건국전쟁'은 그가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한 이유,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데 대한 소회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김 감독은 2021년 여름 자신의 전작 '김일성의 아이들' 홍보차 부산을 방문해 유엔기념공원을 찾았을 때 이승만에 대한 비난과 왜곡을 반박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회고한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6·25 전쟁 당시 동유럽 국가들에 보내진 북한 전쟁고아들의 이야기로, 북한 체제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나치 독일의 선동가) 괴벨스가 와도 이승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없을 것"이란 말도 들었지만, 김 감독은 계획을 밀어붙였다.

김 감독을 추동한 건 "이승만의 삶과 그가 살았던 시대에 무지했던 한 586세대의 통렬한 역사에 대한 반성"이었다고 한다.

1965년생인 그는 서강대 84학번이다.

그는 책에서 "내가 대학에서 배운 이승만은 부정과 모순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았다"며 "그걸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살아왔던 삶에 대한 부끄러움도 한몫을 했다"고 썼다.

김 감독은 이승만을 연구할수록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건국전쟁'을 만들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며 "어림잡아 열 번 정도는 편집을 하다 눈물을 닦았다"고 털어놓는다.

또 "나는 그를 통해서 무엇을 세상에 말하려고 했을까.

만약 그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한 노인에 대한 미안함'"이라고 고백하기도 한다.

그는 "지금 세상에선 책이나 연설만으로 대중의 정치의식이 바뀌지 않는다.

영화와 같은 대중적인 문화 매체들은 쉽고 간편하고 자극적으로 대중의 의식을 사로잡는다는 점에서 그 위력이 막강하다"며 우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문화 콘텐츠 제작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한다.

김 감독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 책의 출판기념회와 사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건국전쟁'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지도 않고 프로파간다(선전)라고 한다.

어디에 프로파간다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승만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기록이 사라지면 역사가 사라진다.

기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킹덤북스. 255쪽.
"586세대의 통렬한 반성"…김덕영 감독이 말하는 '건국전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