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신임 포스코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인화 신임 포스코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인화 신임 포스코그룹 회장은 21일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철강과 함께 포스코의 쌍두마차”라며 “이 사업을 무조건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포스코홀딩스 회장에 선임된 장 회장은 2차전지산업을 그룹의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2차전지 소재 분야 투자 감축설에 대해서는 “투자는 적기에 하겠다”며 “결코 소극적으로 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배터리 침체, 오히려 좋다”

장 회장은 주총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2차전지 소재 사업은 포스코그룹이 10여 년간 노력해온 사업”이라며 “소재 부문의 국가 경쟁력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철강처럼 초일류 사업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최근 들어 2차전지 업황이 나빠진 게 오히려 투자 적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신산업에서 흔히 나오는 ‘캐즘’(chasm·대중화 직전 수요침체)을 겪고 있다”며 “철강산업은 ‘딥’(침체)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차전지 분야는 더 길게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위기 순간에 경쟁력을 키워놓으면 업황이 살아났을 때 더 큰 보상이 기다린다”고 했다.

이어 “최근 완공된 2차전지 관련 공장이 많은데 이 공장들을 정상화할 좋은 기회”라며 “오히려 2차전지 소재산업에서 운이 따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신규 공장의 수율을 끌어 올리려면 어차피 상당 기간이 필요한데, 수요 침체 시기와 맞물린 만큼 크게 손해 볼 게 없다는 의미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전남 순천에 수산화리튬공장과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했고, 충남 공주에는 음극재용 피치 공장을 지었다.

그는 2차전지 소재 투자와 관련해 “시장 상황이 안 좋으니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대로 시장이 좋다고 투자를 많이 하는 게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는 적기에 하겠다”며 “하지만 결코 소극적으로 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100일간 현장 횡보

장 회장은 경영 키워드로 ‘슬림화’를 제시했다. 조직을 슬림화해야 의사결정을 빨리할 수 있고, 그래야 과감하게 도전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 회장은 현장 목소리를 들은 뒤 포스코 혁신 방안을 구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100일 동안 경북 포항, 전남 광양 등 포스코 공장을 돌며 현장 직원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장 회장은 “100일 동안 현장을 돌며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며 “직원들의 의견을 듣다 보면 지금 제 마음속에 있는 혁신 방안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장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거버넌스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겠다”며 “임직원들의 윤리 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포스코 클린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톡그랜트(지정된 날짜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제도) 폐지, 임원 보수 일부 반납 등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