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불협화음·휴전협상 공회전 속 전격 결단
블링컨 "강력한 메시지…고통받는 민간인에 초점 맞춰야"
미, 이스라엘에 최후통첩…안보리에 '가자 즉각휴전' 결의안(종합2보)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들어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을 지지하던 그간 입장에서 벗어난 초강수로 실제 휴전을 끌어낼 영향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 하다스와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의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결의안을 제출했고 이는 지금 안보리 앞에 있다"며 "우리는 각국이 이를 지지하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것이 강력한 메시지,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해결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를 방문했다.

최근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휴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완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조치는 미국 정부가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인도주의 위기를 두고 이스라엘 정부와 갈등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민간인 보호 요청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거센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휴전에 대한 강제조치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그런 맥락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바이든 행정부의 한층 더 강력한 압박으로 관측된다.

미, 이스라엘에 최후통첩…안보리에 '가자 즉각휴전' 결의안(종합2보)
이스라엘의 최우방이자 안보 동맹국인 미국은 지난해 10월 개전 이래 유엔 안보리에서 제기된 휴전 요구 또는 촉구 결의안에 세 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지난달 알제리가 안보리에 제출한 인도주의적 휴전 요구 결의안 표결에서는 15개 이사국 가운데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13개 이사국이 찬성했다.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거의 항상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영국마저 기권표를 던졌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표결에서 최소 9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P5) 중 어느 국가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 이사국 등 15개국으로 구성된다.

블링컨 장관은 "물론, 우리는 이스라엘과 그 자기 방어권을 지지한다"면서도 "동시에 위험에 처해있고 극심하게 고통받는 민간인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민간인을 보호하면서 그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그들에게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이스라엘인 1천200명가량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미, 이스라엘에 최후통첩…안보리에 '가자 즉각휴전' 결의안(종합2보)
인질 가운데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때 풀려났다.

남은 인질 중 30명 정도는 숨지고 100여명이 여전히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를 위해 하마스를 전면 해체하고 새로운 안보 질서를 구축하겠다며 가자지구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가자지구 내에서 개전 이후 숨진 이들은 3만2천명에 육박하고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봉쇄 상태에서 현지 주민의 인도주의 위기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의 절반 가량이 111만명이 식량위기 심각성의 최고 단계인 재앙·기아 상황에 처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단에 있는 도시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을 두고도 계속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이 그동안 '안전지대'라고 밝혀 왔던 라파에는 현재 140만명의 피란민과 주민이 몰려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격할 경우 전례 없는 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과 주변국들은 라파에 대한 전면 지상전을 만류하고 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전쟁내각은 자국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진격을 준비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압박과 중재 속에 중립국 카타르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서도 양측의 요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뚜렷한 돌파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