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원한 안타…뜨거운 포옹… >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박찬호가 공을 받은 김하성과 포옹하고 있다(오른쪽).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개막전 3회 초 2사 때 안타를 치고 있다(왼쪽).  /연합뉴스
< 시원한 안타…뜨거운 포옹… >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박찬호가 공을 받은 김하성과 포옹하고 있다(오른쪽).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개막전 3회 초 2사 때 안타를 치고 있다(왼쪽). /연합뉴스
한국 야구에 메이저리그(MLB)발 훈풍이 불고 있다.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 2연전을 중심으로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한국 야구대표팀의 평가전, 샌디에이고와 LG 트윈스·한국 대표팀의 평가전 등 역대급 볼거리가 펼쳐지면서 ‘야구의 봄’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여기에 ‘괴물’ 류현진의 복귀 등 호재로 가득한 KBO리그가 열기를 이어받을 예정이다.

○‘선구자’ 박찬호 시구 나서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일찌감치 팬들이 몰리면서 오후 2시께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류현진의 만남도 성사됐다. 자신을 기다리는 류현진을 보고 로버츠 감독은 “마이 보이”라고 외치며 반갑게 포옹했다. 류현진은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의 튀김소보루를 선물했고, 로버츠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시식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MLB 경기의 시구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맡았다. 1994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 최초 빅리거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반반 섞어 만든 ‘파드저스(PADgers)’를 입은 박찬호의 등에는 자신의 상징인 61번이 달려 있었다. 그의 공은 샌디에이고 후배 김하성이 받았다.

○오타니, 서울서 이적 신고

개막전은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운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다. 다저스는 1-2로 끌려가던 8회에 행운이 따른 상대 실책과 오타니의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이날 1회초 무사 1루 타석에서 이적 신고를 한 그는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다르빗슈 유를 공략해 안타를 뽑아냈다. 8회초에는 1타점 적시타를 쳐 5-2로 만드는 쐐기점을 뽑았다.

이번 서울시리즈 ‘홍보대사’ 역할까지 맡은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김하성은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했지만, 안타는 치지 못했다. 이날 김하성의 성적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이다.

이번 서울 경기는 역대 MLB 월드투어 중에서도 손꼽히는 흥행작이 될 전망이다. 1만6700여 석 규모인 고척스카이돔의 6경기 표는 예매 시작 15분 만에 모두 동났다. 서울 시리즈가 열리는 나흘간 총 10만 명 이상이 고척돔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가 600만원대에 내놓은 3박4일 패키지여행 상품은 구매 경쟁률이 200 대 1에 달했다.

○류현진 복귀 등 KBO도 흥행 예감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한 훈풍이 KBO리그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KBO리그는 총관중 81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올해는 KBO리그의 전설적인 괴물 투수 류현진이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복귀하면서 한 번 더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뛴 7시즌 동안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냈다. 2012 시즌을 마치고 MLB에 진출한 그는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을 거치면서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86경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KBO는 류현진의 복귀, SSG 김광현, KIA 양현종 등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들과의 맞대결 등 풍부한 볼거리를 예고했다. 열기는 이미 증명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5개 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에는 총 7만3862명(10경기)의 관중이 입장했다. 전년 대비 70.2% 증가한 기록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