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 기대감·천연가스값 하락·활발한 기업 활동 등 영향
경제 여전히 취약·ECB의 금리 인상 효과 지속 등 이견도
유럽 침체 우려 해소에 여행, 명품 등 소비·자동차주 강세
유럽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사그라지면서 투자자들이 여행과 소매, 명품 등 소비주와 자동차주에 주목하고 있다.

역내 경제가 반등하면 소비자들이 이들 품목에 더 지출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인 르노와 스텔란티스는 지난달 초 이후 주가가 25%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독일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에벤팀(Eventim)은 23%, 덴마크 보석 제조업체인 판도라는 15% 각각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 유럽 소비재 업체들과 자동차 제조업체들로 구성된 스톡스 지수는 각각 10.3%와 14.5% 상승했다.

이런 상승세는 우선 유럽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부분적으로는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잘 잡았다는 믿음이 커진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BRI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댄 브로드먼-웨스턴은 "터널 끝의 빛에 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소비자 신뢰도가 매우 낮은 수준에서 상승했고 6월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예상돼 더 많은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나(Pzena)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공동 CIO인 존 게츠는 유럽에서는 자동차 관련 모든 소비재 주식이 매우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주요 연료인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도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 성과에 기여했다고 말한다.

지난달 가스 가격은 온화한 겨울로 인한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러시아가 2021년 유럽에 대한 공급을 줄이기 시작하기 전 마지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 성장의 주요 지표로 간주하는 유럽 기업 활동의 개선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 전체의 기업활동을 측정하는 S&P의 2월 플래시 유로존 종합 구매관리자지수는 서비스 성장이 제조업 생산 감소를 상쇄하면서 48.9로 상승했다.

이는 비록 수축과 확장 간 기준점인 50보다 낮았지만 지난 8개월 사이 최고였다.

씨티그룹의 2월 유럽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도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 지수는 실제 경제 데이터와 시장 기대치 간 차이를 측정하며, 플러스일 경우 기대치가 실제 수치보다 지속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부는 여전히 확신을 못 해 주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유럽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며 ECB의 금리 인상 효과가 지속되면서 경제도 위축될 것으로 본다.

이 은행의 주식 전략가인 안드레아스 브루크너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은행이 경기 둔화에 가장 취약해 보인다며 올해 전체 시장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보인 식품과 음료, 화학과 같은 필수 소비재에 투자를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