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상임의장 "평화 원하면 전쟁 대비해야"…국방 강화 촉구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에 보낸 기고문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EU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를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다음은 우리 차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국방 측면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전시 경제'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남에게 의존하거나, 미국이나 다른 곳의 선거 주기에 휘둘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EU의 방위 산업 생산 능력을 50% 늘렸고, 내년 말까지 유럽의 탄약 생산량을 연간 200만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돕고 유럽 방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외교의 언어뿐만 아니라 힘의 언어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셸 상임의장은 EU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안보와 국방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러시아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6%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EU는 여전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설정한 목표치인 GDP의 2%에 못 미치는 금액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셸 상임의장은 "오늘날 우리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큰 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으므로 국방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전략적 안보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EU 안보 강화를 위해 몇 가지 제안도 내놨다.
그는 우선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장비 구입에 EU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며 "러시아 자산 동결에 따른 수익을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 구입에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또 2030년까지 유럽 방위 산업체로부터 무기 구매를 두 배로 늘리고, 유럽 방위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유럽투자은행(EIB)의 권한을 확대하고 대출 규정을 조정해 EIB가 유럽 방위 산업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미셸 의장은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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