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일간 리베라시옹에 기고…"전시 경제 모드로 전환해야"
EU 상임의장 "평화 원하면 전쟁 대비해야"…국방 강화 촉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8일(현지시간)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EU가 안보와 국방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에 보낸 기고문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EU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를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다음은 우리 차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국방 측면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전시 경제'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남에게 의존하거나, 미국이나 다른 곳의 선거 주기에 휘둘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EU의 방위 산업 생산 능력을 50% 늘렸고, 내년 말까지 유럽의 탄약 생산량을 연간 200만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돕고 유럽 방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외교의 언어뿐만 아니라 힘의 언어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셸 상임의장은 EU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안보와 국방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러시아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6%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EU는 여전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설정한 목표치인 GDP의 2%에 못 미치는 금액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셸 상임의장은 "오늘날 우리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큰 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으므로 국방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전략적 안보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EU 안보 강화를 위해 몇 가지 제안도 내놨다.

그는 우선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장비 구입에 EU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며 "러시아 자산 동결에 따른 수익을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 구입에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또 2030년까지 유럽 방위 산업체로부터 무기 구매를 두 배로 늘리고, 유럽 방위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유럽투자은행(EIB)의 권한을 확대하고 대출 규정을 조정해 EIB가 유럽 방위 산업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미셸 의장은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