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우체통에 버리면 되는 지역이 연내 최대 43개 지방자치단체로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우편서비스를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활성화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지자체를 모집한 결과 10개 지자체가 신청했다.
10개 지자체는 경기 구리·포천·하남·화성시, 강원 태백시, 충북 음성군, 대전 유성구, 전남 곡성군, 경남 거제시와 거창군이다.
지자체들은 우정사업본부와 구체적인 사업방식과 비용 등을 협의한 뒤 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시행은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에는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세종, 전북 임실군과 순창군, 전남 나주시, 광주 광산구와 동구, 강원 동해시와 삼척시 등 33개 지자체가 우정사업본부와 협약을 맺고 우편서비스를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체계를 운영 중이다.
우편서비스를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체계가 구축되면 약국·보건소·주민센터 등에 반환된 폐의약품을 우체국이 수거한다.
약국 등에 갈 필요 없이 전용봉투나 폐의약품이라고 쓴 봉투에 약을 넣고 밀봉한 뒤 우체통에 넣어서 버려도 되게 된다.
폐의약품은 '생활계 유해폐기물'로 반드시 정해진 수거처에 버려 소각되도록 해야 한다.
함부로 버리면 환경오염을 일으킬 뿐 아니라 생태계를 교란하고 심지어는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르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균을 만들 수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6년 발간한 '위해 우려 의약물질의 생태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서남아시아 독수리 개체수가 먹이에 남은 소염제 성분 '다이클로페낙' 때문에 95% 이상 감소한 사례, 캐나다 한 호수에 피임약 성분인 합성 에스트로젠을 3년간 저농도로 방류한 결과 물고기가 제대로 번식하지 못한 실험 사례 등이 있다.
다른 폐기물과 구분된 수거 체계를 통해 수거되는 폐의약품은 2017년 346t에서 2021년 415t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의약품 사용량을 고려하면 이는 극히 적은 양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진이 2018년 최근 1년 사이 의약품을 처방받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성인을 설문조사한 결과 산 약을 전부 복용하지는 않았다는 응답자(589명)들은 미사용한 약(949건)에 대해 쓰레기통·하수구·변기에 버리는 방식으로 처리했거나 처리할 것이라는 경우(55.2%·524건)가 가장 많았고 약국·병원·보건소에 반환했다거나 할 것이라는 경우는 8%(76건)에 그쳤다.
2021년 기준 전국 약국(2만4천389개)의 51.3%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설치돼있는 등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곳이 기존에도 수가 적지는 않았다.
그러나 농어촌은 수거처가 없거나 먼 문제, 약국에 모인 폐의약품을 지자체가 빨리 수거하지 않아 약국이 폐의약품을 받기 거부하는 문제 등이 있었다.
우편서비스를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체계는 전국에 뻗어있는 우체국 물류망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다.
지난해 세종에서 우편서비스를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체계를 시범 운영한 결과 폐의약품 수거량이 11.9t으로 전년(5.4t)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폐의약품 수거에 든 비용은 2022년엔 용역비로 2억5천100만원이 들었으나 작년에는 우편요금 1천900만원에 그쳐 92.4%나 절감됐다.
'12·12 군사반란'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18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전날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제11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서울의 봄'으로 감독상을 받았다.이 자리에서 그는 "내가 늘 항상 말하고 감사한 분들은 '서울의 봄' 관객들이다. 왜냐하면 영화를 준비하고 개봉하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를 관객들이 많이 봐줄까 하는 불안감과 걱정이 너무 많았다. 팬데믹 때 예산이 꽤 들어간 영화라 손익분기점을 넘길까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이어 "개봉하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져서 너무 많은 사람이 봐서 큰 행복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많이 볼까, 왜 특히 젊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줄까 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다"고 했다.김 감독은 "얼마 전에 개봉 후 1년이 지나고 나서 12월 3일에 정신 나간 대통령이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친위 쿠데타를 벌이고 그날 시민들이 뛰쳐나가 국회로 달려가고 또 전국 각지에서 젊은 사람들이 뛰쳐나와서 탄핵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관객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왜 우리 영화를 많이 봐줬는지 깨달았다"고 털어놨다.이날 시상식에서 서울의 봄은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촬영상, 조명상, 음악상 등도 받았다.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은 전두환과 노태우가 주도한 12·12 군사 반란을 그린 영화다. 약 1312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18일 행정안전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1월 26일~28일 대설·강풍·풍랑으로 극심한 피해 발생한 7개 시군(경기 평택·용인·이천·안성·화성·여주시, 충북 음성군)과 4개 읍면(강원 횡성군 안흥·둔내면, 충남 천안시 성환읍·입장면)을 이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밝혔다.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현직 경찰관이 마약 수사, 아동성착취범 검거 등 범죄수사에 미성년자를 동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단순한 제보를 넘어 범죄 현장까지 미성년자를 데려가 활용한 건 도를 넘었고,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서부경찰서 한 파출소 소속의 A경사는 고등학생 2명과 소통하며 수사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0월께 자신들의 오토바이가 도난 당한 사건을 계기로 A경사를 처음 만났다. 절도범 검거 후에도 A경사는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이어갔다.B군은 "A경사와 사석에서 여러 번 밥을 먹고 '인생네컷' 사진관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전했다. A경사는 학생들에게 대구 지역 범죄에 대한 제보를 요청하고, 소년범 사건의 피의자 신상 파악을 도와 달라고 하는 등 꾸준히 협조를 요구했다.학생들은 작년 1월부터 8월 사이엔 마약 사건 수사를 도왔다. B군은 마약 투약자인 척하며 마약 판매책에게 연락해 마약의 종류와 구매 방법 등을 파악했다. 그 뒤 알아낸 정보를 A경사에게 전달했다. 이후 A경사는 B군을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불러 참고인 진술을 받았고, 통화 녹취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경찰은 대구 두산동 수성못 근처에서 필로폰 배달책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성범죄자 검거 현장에도 학생들을 동행시키기도 했다. B군은 "작년 초에 형사님과 같이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아동 성착취범을 잡으러 가야 한다'고 했다"며 "인원이 부족하니 같이 가자고 해서 함께 출동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