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리진 "무인 달 착륙선 MK1, 향후 12∼16개월 사이 달 간다"
불붙은 달 착륙 경쟁…"베이조스, 머스크보다 먼저 성공할 수도"
민간 우주기업의 달 탐사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벌이는 '우주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세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으로 한발 앞서가는 모습이지만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달 착륙에 먼저 성공할 수도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망했다.

이날 미국 텍사스주의 우주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2만6천㎞ 이상의 속도로 고도 200㎞ 이상의 지구 궤도에 도달해 지구 반 바퀴를 도는 데에 성공했다.

스타십은 하강 과정에서 지상과 교신이 끊기며 목표지점 낙하에 실패했지만 전체 시험비행 여정인 약 65분(1시간5분) 가운데 70%가 넘는 48분가량 비행을 이어가며 주요 목표 상당수를 달성, 성공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가운데 2026년 9월로 예정된 3단계 프로젝트에서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낼 예정인데 스타십은 이들을 데려갈 달 착륙선으로 선정돼 있다.

이에 비해 블루오리진의 달 탐사선 '블루문'은 아직 달 탐사선의 궤도 시험비행에도 나서지 않았다.

블루문은 2029년 아르테미스 5단계 미션에 쓰일 유인 달 착륙선이다.

불붙은 달 착륙 경쟁…"베이조스, 머스크보다 먼저 성공할 수도"
하지만 달 착륙 자체만 놓고 보면 블루문이 스타십보다 먼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블루 오리진은 이르면 1년 안에 무인 달 착륙선 '블루문 마크 1'(MK1)의 시험 버전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블루오리진의 달 담당 수석부사장인 존 쿨루리스는 지난 3일 CBS방송의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서 이 착륙선이 "오늘부터 12개월에서 16개월 사이에 달에 착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MK1의 달 탐사는 유인 달 착륙선 '블루문 마크 2'(MK2)의 시스템에 사용될 기술들을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다.

IT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MK1-SN001'로 명명된 이번 달 탐사 계획을 통해 블루문 착륙선에 탑재되는 BE-7 엔진과 극저온 유체동력 및 추진 시스템, 항공 전자기기를 시험한다.

안정적 통신연결 유지와 달 표면 목표지점 100m 이내의 정확한 착륙도 목표다.

MK1은 화물 약 3톤(t)을 운반할 수 있으나 올해 말 시험발사 예정인 로켓 '뉴글렌'에 탑재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작은 크기 덕에 MK1은 지구궤도에서 달을 향해 떠나기 전에 연료를 보충할 필요가 없다.

이는 16층짜리 건물만 한 크기로 중간 연료공급이 필요한 스타십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불붙은 달 착륙 경쟁…"베이조스, 머스크보다 먼저 성공할 수도"
기즈모도는 블루오리진 뉴글렌 로켓의 시험발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12∼16개월' 사이에 MK1을 달에 보낸다는 계획은 매우 야심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스타십도 이번 세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완전한 성공에는 이르지 못했다.

추가 시험비행 일정도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다.

기즈모도는 이러한 점에서 MK1이 스페이스X의 무인 달 탐사선보다 먼저 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경쟁 관계에 기름을 붓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둘 중 누가 먼저 달에 닿더라도 민간 우주탐사선으로는 두번째가 된다.

앞서 지난달 22일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민간 우주 탐사선으로는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오디세우스는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달에 보내졌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과 모두 계약한 NASA는 양측의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을 기껍게 여길 것이란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NASA 3인자인 짐 프리 탐사시스템개발 담당 부국장은 CBS '60분'에서 "만일 하나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다른 것에 기댈 것"이라며 달 착륙선 선택지를 여럿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리 부국장은 "만일 우리가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의 특정 측면에 의존하는데 그 부문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우리 우주인들을 다른 착륙선으로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붙은 달 착륙 경쟁…"베이조스, 머스크보다 먼저 성공할 수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