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3가지 핵심 요소 ESG.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사전에서 ‘여행’이라는 단어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죠. 다음 세대를 위한 녹색 여행을 만들어갑니다. 여름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전남 목포로 떠나볼까요.

ESG여행의 세 가지 요소는 아래와 같이 표기했습니다

E 환경(Environment)을 생각하는 여행
S 지역사회(Social)를 생각하는 여행
G 정책·제도(Governance)로 만들어가는 여행
목포 고하대교 전경. 사진=임익순
목포 고하대교 전경. 사진=임익순

E : 유달산부터 고하도까지, 자연의 축복

‘유달산에 오르지 않고는 목포에 다녀왔다고 말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목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유달산이다. 해발 228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서 목포 시내는 물론 옹기종기 섬이 모여앉은 다도해 풍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어 목포 필수 관광 코스다. 등산로 정비가 잘돼 있어 가벼운 등산복 차림만 갖추면 유달산에 오를 준비 완료다. 노적봉에서 시작해 일등바위에 오르는 코스가 보편적이다.
산책하기 좋은 고하도 해상덱. 사진=임익순
산책하기 좋은 고하도 해상덱. 사진=임익순
유달산 건너편에는 용이 길게 누운 듯한 자태를 자랑하는 고하도가 있다. 이 섬은 이순신 장군과 연이 깊다. 고하도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설치한 장군은 결국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섬에는 1.8km의 해상덱 산책로와 6km 길이의 용오름 둘레숲길이 조성돼 뚜벅이 관광객이 둘러보기 좋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사진=임익순
목포해상케이블카. 사진=임익순
ESG여행 TIP
목포의 모습을 또렷하게 조망하고 싶다면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탑승하면 된다. 북항승강장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을 거쳐 고하도까지 총 3.23km를 잇는 케이블카로, 왕복 약 40분이 소요된다. 케이블카는 승용차·버스 등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등산객이 자연을 훼손할 확률이 낮아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으로 꼽힌다.

E·S : 버려진 유리 아니죠, 바다의 보석이라 불러요

“이름 없는 섬에 가보면 바닷새들이 플라스틱을 먹고 죽어 있어요. 2019년, 우연히 목격한 바다의 상처는 제게 큰 울림이 됐습니다.” 스몰액션 정태영 대표가 바다 쓰레기를 청소하고, 해안 폐기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다.
바다에서 주운 폐플라스틱을 잘게 부순 모습. 사진=임익순
바다에서 주운 폐플라스틱을 잘게 부순 모습. 사진=임익순
2022년부터는 목포에서 설립된 보해양조와 손잡고 바다를 지키기 위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 5월 오픈한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스몰액션 스토어는 플로깅(Plogging) 참여를 유도하고, 해양환경 보호활동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세워졌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plocka upp’과 ‘천천히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적 행동을 말한다.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는 목포연안여객터미널 인근에 위치해 관광객도 간편히 플로깅에 참여할 수 있다. 플로깅 센터에 모인 쓰레기는 보해양조 본사 인근에 있는 스몰액션 스토어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해양 쓰레기의 업사이클링이 이뤄지고, 시민을 위한 폐플라스틱 굿즈 만들기 같은 체험도 진행된다. 양심의 가책을 덜기 좋은, 게다가 귀엽기까지 한 업사이클링 굿즈 구매도 가능하다.
플로깅(Plogging)에 참여한 보해소주 직원들의 모습. 사진=임익순
플로깅(Plogging)에 참여한 보해소주 직원들의 모습. 사진=임익순
ESG여행 TIP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를 이용하는 법은 간단하다. 센터에 비치된 플로깅용 집게와 봉투를 이용해 자유롭게 플로깅한 뒤, 센터로 돌아와 해양 쓰레기를 알맞게 분리배출하면 된다. 방명록 작성, 포토존에서 인증샷 남기기 등 소소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S : 해산물 천국, 목포종합수산시장

목포는 항구다. 그리고 해산물의 천국이다. 목포 앞바다에서 막 건져올린 싱싱한 활어부터 고소한 냄새를 폴폴 풍기는 건어물까지 없는 게 없다. 특산물인 홍어와 건어물·젓갈은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 2005년 재단장을 통해 총 세 구역의 특화 거리가 조성돼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다.
목포종합수산시장. 사진=임익순
목포종합수산시장. 사진=임익순
ESG여행 TIP
ESG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시장 여행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흥정하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인심 좋은 덤 등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가득하다.

E·S : 영산강 자전거길에는 남도의 풍류가 흐른다

국토 종주 인증 자전거 로드이자 영산강 자전거길의 시작점이다. 목포시는 지속적인 탄소중립 실천과 안전한 자전거 문화 도모를 위해 2021년 목포시자전거터미널을 개장했다. 자전거 대여는 물론, 영산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자전거인들의 편의를 위해 정비·휴식·보관 등 서비스를 갖췄다. 푸른빛 영산강 변을 타고 달리는 113km 자전거 여행. 페달을 돌리는 만큼 지구도 깨끗해져간다.
영산강 자전거길을 달리는 라이더의 모습. 사진=임익순
영산강 자전거길을 달리는 라이더의 모습. 사진=임익순
ESG여행 TIP
대여 신청서를 작성한 뒤 원하는 시간에 맞춰 자전거를 대여한다. 신분증 제출은 필수니 잊지 말 것. 터미널 앞으로 이어지는 영산강 자전거길은 여름이면 눈이 부실 정도로 짙은 녹음이 우거진다.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목포의 대자연을 느끼며 힘차게 페달을 밟아보자.

S·G : 시네마천국 in 목포

영화 <1987>, 드라마 <호텔델루나>, 애플TV <파친코> ….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목포를 배경으로 촬영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목포는 원도심이 비교적 잘 보존된 덕에 영화·드라마의 인기 촬영지로 꼽힌다.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전경. 사진=임익순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전경. 사진=임익순
서산동 시화골목에서 목포 시네마 여행을 시작한다. 촘촘히 겹친 코발트빛 지붕 너머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가 못내 시원하다. 구불구불 정겨운 골목에 들어서자 담벼락을 수놓은 어여쁜 글귀와 그림이 가슴을 울린다.

서산동 시화골목은 2015년 목포 인문도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2년간 여러 작가와 주민이 직접 팔을 걷어붙여 골목길 일대를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만들었다. 골목 끝에서는 영화 <1987>의 촬영지로 유명한 연희네 슈퍼를 만날 수 있다. 촬영 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인증샷을 남기기 좋고 달고나·쫀드기 등 옛 과자를 맛보며 추억 여행을 떠나기 좋다.
영화 <1987>의 촬영지로 알려진 연희네 슈퍼. 사진=임익순
영화 <1987>의 촬영지로 알려진 연희네 슈퍼. 사진=임익순
ESG여행 TIP
목포를 한 바퀴 둘러보면 알 수 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 도시를 보존·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존재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을.

목포문화재단은 2022년 목포시·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목포관광트레킹 시즌3-시네마천국 in 목포'를 진행했다. 원도심 일대의 드라마·영화 촬영지를 트레킹 코스로 만들어 관광지·음식·자연 등 목포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예향문화나들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매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