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함정 내 인터넷 기반 이동통신 환경 구축 시범사업 추진
함정 근무 장병도 위성통신 활용 인터넷 접속·통화 가능해질 듯
해군 함정에서 근무하는 장병들도 위성통신을 활용해 휴대전화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복수의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저궤도 상용위성통신을 활용해 함정 내 인터넷 기반 이동통신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함정 외부에 저궤도 상용위성 안테나를 달고 내부에 전원공급기와 위성 라우터, 와이파이(Wi-Fi) 공유기 등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경남 진해가 모항인 함정 1척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시범사업 대상 함정에서 근무하는 승조원들은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고, 인터넷 접속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함정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게임이나 동영상 등은 이용할 수 있지만, 인터넷 접속이나 통화는 불가능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승조원들은 개인 휴대전화에 전용 보안앱(MDM)을 설치해 출항 30분 전부터 실행하고 입항 이후 해제해야 한다.

해군은 오는 4월께 시범사업 업체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약 4개월 동안 시험운용을 한 뒤 시험평가 및 연구검토 등을 거쳐 함정 전체에 도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에는 약 4억5천만원이 투입된다.

해군 관계자는 "함정이 출항하면 휴대전화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되는 승조원들이 장기간 사회와의 단절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이에 따라 함정 근무를 기피하게 된다"면서 함정 승조원 복지 향상을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사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육군과 공군에 비해 해군 병사 지원율이 빠르게 하락하는 것도 해군이 서둘러 함정 내 휴대전화 사용 환경을 개선하려는 이유로 꼽힌다.

해군 병사 정원 대비 지원자 비율은 2020년 173.5%, 2021년 225.3%에서 2022년 124.9%로 줄었다.

이에 따라 불합격 인원 등을 제외한 정원 대비 실제 입영률은 2020년 100.5%, 2021년 94.3%에서 2022년 70.1%로 급감했다.

함정에 근무하면 출동 기간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고 외박·외출도 나갈 수 없는 것이 해군 지원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함정 내 인터넷 기반 이동통신 환경이 구축되면 함정 위치 노출로 작전보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군 관계자는 "일단 저궤도 상용위성을 쓰면 어느 정도 작전보안은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함정 위치 노출 여부인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그 부분을 테스트하고 성과가 도출되면 다른 함정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궤도 상용위성은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서비스'처럼 지구 상공에 소형 위성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해군도 저궤도 상용위성을 활용해 수상함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 통신은 전파가 직진하면서 동그랗게 나아가 북한에서도 감지할 수 있지만, 위성통신의 경우 수직으로 전파가 상승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북측이 하이재킹(가로채기)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