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등에 尹대통령·박성재·조태열·심우정 등 고발계획 밝히며 압박
野, '이종섭 호주 출국' 일제히 비난…"개구멍으로 도망시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1일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에 임명돼 출국한 것을 '피의자 빼돌리기'로 규정하며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이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 전 장관이 대사로 임명되고, 출국금지 해제 이틀 만에 호주로 출국한 것은 관계 부처의 조직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법적 조치도 예고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사 임명과 출국을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많이 앞설 때 자중하고 조심하는 것 같더니, 지지율이 조금 역전되는 것 같으니 곧바로 이 전 장관을 '도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시켰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회의 시작 전 '피의자 이종섭 대사 임명, 대통령 범인 도피 특검'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해병대 사건 수사외압, 대통령 국기문란, 특검으로 규명하자", "피의자 이종섭 대사 임명, 대통령 범인 도피, 특검으로 수사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에 관여한 외교부·법무부 장관과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과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하겠다며 "법적 검토 후 외교부·법무부 장관 탄핵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출국 금지했는데도 윤 대통령이 주호주 대사로 임명했고, 외교부가 여권을 발급했으며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해지했다"면서 "핵심 피의자 빼돌리기 작전이 범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노골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野, '이종섭 호주 출국' 일제히 비난…"개구멍으로 도망시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 전 장관을 '런종섭'이라고 칭하며 "범죄 수사망이 좁혀올 때 외국으로 피신하는 것은 모든 범죄자가 꿈꾸는 환상의 도주 시나리오인데 국가가 고위 관직 주면서 앞장서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마음이 불안감이 아니라 편안함이 될 수 있도록 이 일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공수처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고발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VIP(윤 대통령)가 격노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를 훼방하는 데 협조한 국방부 관계자, 출국금지 해제와 관련해 용산(대통령실)이 알았겠느냐는 어이없는 이야기로 방어벽을 같이 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까지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은 박 장관에 더해 윤 대통령,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이날 오후 범인도피죄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대통령과 외교부, 법무부가 하나가 돼 핵심 피의자의 국외 출국을 도운 것은 '수사를 방해할 결심', '범인을 도피시킬 결심'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