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쓴 마술적 사실주의 창시자의 유작
1년 중 단 하루 특별한 여행 떠나는 중년 여성 이야기
마르케스 유고작 '8월에 만나요' 전세계 동시출간
소설 '백년의 고독'을 쓴 중남미 문학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1927~2014)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소설이 전 세계 동시 출간됐다.

민음사는 콜롬비아 출신 작가 마르케스의 유고작인 장편소설 '8월에 만나요'를 번역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는 마르케스의 10주기로 '8월에 만나요'의 전 세계 동시 출간일인 3월 6일은 작가의 생일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제목이 암시하는 바처럼, 주인공 아나 막달레나 바흐가 어머니의 기일인 매년 8월 16일 카리브해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결혼 27년 차 주부 아나는 항상 글라디올러스를 사다가 엄마의 무덤에 바치고 하룻밤을 섬에서 묵고 온다.

이런 연례행사는 어느덧 일 년 중 단 하루 다른 사람이 되어달라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으로 이어지고, 아나는 자신의 욕망을 되찾아 자유로운 여성이 된다.

이 소설은 규범과 구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짜 삶을 마주하는 여성에게 바치는 마르케스의 마지막 찬가라고 할 수 있다.

총 6장으로 이뤄진 소설의 첫 장은 1999년 월간지 '캄비오'에 발표됐는데, 작가는 생전에 완성작을 발표하지 못한 채 2014년 숨을 거뒀다.

유작은 저작권사의 부주의로 세상에 공개되지 못할 뻔했지만, 마르케스의 편집자 크리스토발 페라가 여러 차례 원고를 검토하고 유족의 숙고 끝에 사후 출간이 결정됐다.

마르케스 유고작 '8월에 만나요' 전세계 동시출간
한국어판에는 마르케스의 두 아들이 쓴 프롤로그와 크리스토발 페라의 '편집자의 말', 마르케스의 자필 교정 흔적을 볼 수 있는 영인본 네 페이지도 함께 수록됐다.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송병선 울산대 교수는 해설에서 "이 작품을 그의 대표작에 견줄 수는 없지만 그의 마지막 문학적 노력이자 작가의 마지막 말"이라며 "이 소설을 읽지 않는 것은 '백년의 고독'의 마지막 장을 읽지 않고 건너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마르케스는 멕시코의 옥타비오 파스, 페루의 바르가스 요사 등과 함께 1960~1970년대 중남미 문학의 선풍을 일으킨 기수였다.

특히 1967년 발표한 '백년의 고독'을 통해 마술적 사실주의를 하나의 문학 장르로 자리매김시킨 작가로 평가된다.

1982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며, '백년의 고독' 외에도 '콜레라 시대의 사랑', '족장의 가을', '미로 속의 장군' 등 작품을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