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연수구, 11-2공구 관할 놓고 '신경전'
바다 매립한 송도 관할권 놓고 지자체 분쟁 재연되나
인천 앞바다를 메워 조성한 송도국제도시의 관할권을 놓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인천 남동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말 매립이 완료된 송도 11-2공구(153만㎡)의 귀속 지자체를 연수구로 정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계획에 대해 조건부로 동의했다.

남동구는 11-2공구의 관할권을 연수구에 넘기는 데 동의하되 연수구 소속 송도 10공구에 건설될 예정인 광역소각장의 반입료를 면제해 줘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자체 소각장을 확보하지 못한 남동구가 인접 연수구 광역소각장에서 쓰레기 처리 대가로 내야 할 반입료는 연간 72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남동구는 또 현재 단독으로 부담하고 있는 남동유수지의 유지관리비에 대해서도 연수구의 분담을 요구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남동구 입장에선 송도국제도시 매립으로 해상 관할권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이로 인해 행정구역과 인구가 늘어나는 연수구에 대해 적절한 협의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매립지를 놓고 연수구와 남동구 사이의 관할권 갈등은 이전에도 있었다.

남동구는 2016년 송도 10공구(101만㎡)와 11-1공구(437만㎡) 매립이 끝나 당시 행정자치부가 귀속 지자체를 연수구로 결정하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21년 판결에서 "해당 매립지가 (연수구의) 통합된 관리 및 규율이 필요하고 남동구의 해양 진출입로 사용 주장에 대한 뚜렷한 자료가 없다"며 남동구 패소를 결정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남동구의 이번 주장이 과거 송도 11-1공구 분쟁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행정안전부에 송도 11-2공구를 연수구로 귀속시켜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 매립지가 속하는 지자체는 최종적으로 행안부 결정 사항"이라며 "앞으로 행안부의 처리 과정에서 남동구의 이의제기 여부 등에 따라 11-2공구 귀속 지자체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배가 넘는 송도국제도시는 현재 전체 계획 면적(53.4㎢)의 98%가량 매립을 마쳤다.

이미 행정구역이 확정된 송도 1∼10공구와 일부 매립이 끝난 11공구도 모두 행정구역이 송도동으로 정해져 연수구에 귀속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