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대외군사판매' 등 패키지 정책…"우크라 동참도 목표"
EU, 2조원 규모 방위산업 육성안 추진…"유럽 안보 스스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럽의 방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16억3천만달러(한화 약 2조1천714억원) 규모의 정책 패키지 제안을 5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군수 업체들의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EU 회원국들이 유럽 업체들로부터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책안을 발표한다.

정책안에는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 판매(FMS·자국 무기 업체와 외국 정부 간 거래를 중개하는 제도)와 비슷한 제도를 유럽에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또 위기 상황에서 유럽 무기 업체들에 유럽 국가들의 주문을 가장 먼저 처리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러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세계적으로 포탄 수요가 급증하자 유럽의 많은 군수 업체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생산 역량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해왔다.

브르통 위원은 이번 정책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EU가 패러다임을 바꿔 '전시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유럽의 방위 산업이 우리의 지원과 함께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 당선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 협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우리 동맹국의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현재의 지정학적 맥락에서 유럽은 반드시 스스로 안보를 위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정책안 시행을 위해 2027년까지 16억3천만 달러의 예산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필요시 지출 규모를 더 늘리도록 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정책안에 포함할 것이라고 EU 당국자들은 전했다.

또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러시아와 2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이번 정책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 당국자들은 밝혔다.

한 당국자는 로이터에 "우크라이나를 회원국과 거의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정책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EU 27개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며 나토도 이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