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마두로 정권 개입 의혹"…칠레 정부 "면밀히 조사"
베네수 반정부 활동한 전직 군인, 망명지 칠레서 피랍돼 사망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다 칠레로 망명한 전직 군인이 괴한에 의해 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4일(현지시간) 칠레 내무·공공안전부 장관 소셜미디어와 검찰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칠레 검찰은 지난 1일 마이푸 지역 수로 인근 시멘트로 덮인 구조물에 있던 여행 가방 안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검찰은 부검 결과 사망자의 신원이 베네수엘라 출신 로날드 오헤다라고 공식 확인했다.

오헤다는 지난 달 21일 칠레 경찰로 위장한 4명의 손에 이끌려 자택에서 납치된 상태였다.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는 오헤다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거부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전직 군인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오헤다를 '조국의 반역자'로 간주하며 대통령 암살 음모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가족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떠난 오헤다는 지난해 말 칠레에서 난민 자격을 얻고서 산티아고 수도권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유족들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마두로 정권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에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아울러 난민 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라테르세라는 보도했다.

카롤리나 토하 내무부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범죄를 둘러싼 모든 경위를 면밀히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범죄와의 싸움은 우리 정부의 최우선 순위 과제"라고 썼다.

칠레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17세 베네수엘라 국적 피의자 1명을 체포하는 한편 납치 등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2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