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전공의 107명 중 단 13명 근무…"경영난 걱정까지"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이 지났지만 제주지역 전공의 상당수가 의료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면서 병원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전공의 없어 병동 통합하고 중환자실 축소하고
4일 제주대학교병원에 따르면 기존 전공의들의 근로계약이 만료되고 신규 전공의가 배치되면서 지난 1일자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정원은 95명에서 107명으로 늘었지만 병원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107명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파견 근무하기로 했던 전공의 24명은 전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제주대병원 소속으로 이달부터 근무 예정이었던 인턴 18명 역시 모두 임용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5월부터 근무 예정인 인턴 4명 중 1명도 이미 임용 포기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레지던트 22명 중 14명도 임용을 포기했다.

레지던트 2∼4년차의 경우 40명 중 35명이 이미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결국 4일 현재 제주대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단 13명으로 전체의 12.2%에 불과하다.

2월말까지만 해도 계약 만료를 앞둔 레지던트 3∼4년차 25명이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병원을 지켰지만 계약 갱신 과정에서 상황이 더 악화된 셈이다.

제주대병원 외에 다른 제주지역 5개 수련병원도 전공의 이탈 비율은 비슷한 실정이다.

제주대병원은 이번 주 중 간호·간병서비스통합병동을 2개에서 1개로 통폐합하고, 내과 중환자실 운영 병상수를 20개에서 8개로 축소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제주대병원은 지난주부터 수술실을 12개에서 8개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병상 가동률은 70%대에서 3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환자가 줄면서 경영난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대병원은 "교수와 전임의가 수일째 전공의 공백을 메우느라 업무가 가중돼 기존대로 병상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다만, 중환자실의 경우 급박한 상황이 생기면 병상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등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