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필사의 수컷, 도도한 암컷
▲ 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 = 김영호 지음.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백인들이 벌인 인종 말살, 노예무역, 혼혈 학대, 종교 탄압 등 살육과 학대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오늘날 자유와 인권을 강조하는 서구 사회의 선조들이 벌인 반인도주의·반문명적인 행위가 지구촌의 모습을 일그러뜨렸다는 점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책에 따르면 스페인은 15세기부터 이교도와 가짜 개종자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종교재판을 벌여 노예, 하층민, 정치적 반대자 등을 고문 처형했다.

종교재판의 동기는 복잡하고 다양했으며 특히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됐다.

야만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노예무역을 빼놓을 수 없다.

서구인들은 신대륙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사냥해 대서양 건너편에 팔아넘겼다.

노예선은 생지옥이었다.

족쇄가 채워진 채 배에 빽빽하게 실린 노예들은 통상 서너 달이 걸린 항해 기간 땀과 배설물이 뒤범벅된 상태로 누운 채 견뎌야 했으며 죽거나 질병에 걸려 산채로 바다에 수장당한 이들도 많았다.

[신간] 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필사의 수컷, 도도한 암컷
책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장이 지연된 원인으로 대항해 시대에 노예무역으로 인한 인구 유출을 꼽는다.

납치된 아프리카인의 대부분은 출산과 생산의 주축인 청장년층이었으며 이로 인해 아프리카는 오랜 기간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고 책은 분석한다.

한 자료에 의하면 세계 인구는 1750년에서 1800년까지 50년 동안 1억8천700만명 증가했는데 아프리카 인구는 같은 기간 100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신매매의 마수는 동양에도 뻗쳤다.

노예무역에 앞장선 포르투갈은 마카오를 거점으로 일본인을 노예로 부렸고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도 노예로 사들였다.

책은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 국권을 상실한 조선의 유랑민, 제국주의 일본이 전쟁 중 동원한 일본군 위안부, 미국의 흑인 차별, 난민 문제 등 인종주의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슈를 폭넓게 다룬다.

뱃길. 433쪽.
[신간] 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필사의 수컷, 도도한 암컷
▲ 필사의 수컷, 도도한 암컷 = 다지마 유코 지음. 명다인 옮김. 변재원 감수.
고래, 염소, 말, 코끼리 등 바다와 육지에 서식하는 포유류의 잘 알려지지 않은 번식·생존 전략을 소개하는 책이다.

책에 따르면 인간의 구애 행동은 이성의 사랑을 목표로 이뤄지며 번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동물의 구애는 번식을 위한 첫 단추로서 기능한다.

암컷에게 거부당한 수컷은 자손을 남기지 못하기 때문에 죽을힘을 다해 암컷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암컷은 '도도하게' 수컷의 구애를 지켜보다가 더 뛰어난 생존 능력을 지닌 개체의 유전자를 획득한다.

예를 들어 수컷 혹등고래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번식기가 되면 일정한 규칙성이 있는 음이 연속되는 '노래'를 부른다.

누가 신곡을 처음 부르고 어떻게 확산하는지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부리고래는 수컷끼리 치열하게 싸우다 생긴 상처 자국을 훈장 삼아 암컷에게 구애한다.

고릴라 수컷은 가슴을 두드리는 드러밍, 큰 울음소리 내기, 대변 던지기 등 다양한 방식을 암컷의 관심을 끌려고 시도한다.

책은 길이 약 3∼4미터의 거대한 생식기를 지닌 긴수염고래의 비밀과 통상 코로 먹이를 집어 먹지만 모유는 입으로 빨아먹는 코끼리의 흥미로운 생태로 조명한다.

플루토. 256쪽.
[신간] 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필사의 수컷, 도도한 암컷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