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서 '고령 리스크' 진화 나서…'스위프트 정부 비밀요원' 음모론에 농담도
바이든 "나만큼 늙은 트럼프, 부인 이름조차 기억못해" 공격
'고령 리스크'로 고전하는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이 토크쇼에 출연,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의 나이와 정신 건강 상태를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새벽(현지시간) 방영된 NBC 방송의 '레이트 나이트' 쇼에 출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대략 나만큼 늙었지만, 자기 부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앞서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단체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 연설에서 부인 멜라니아를 '머세이디스'라고 불렀다는 소셜미디어 등의 주장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멜라니아가 아닌 자신의 대통령 재임 기간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선임 고문을 지낸 인사이자 CPAC 행사 주최 측에 속한 머세이디스 슐랩을 지칭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이 나쁘지만 악의는 없는 노인'으로 표현한 특검 보고서가 나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는 미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팔순을 넘긴 바이든 대통령은 4년 더 대통령직을 맡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미국인들의 우려를 가라앉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N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약 4분의 3이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응답자의 절반은 민주당 지지자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전파를 탄 토크쇼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늙었는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 "'로 대 웨이드'(낙태권)에서 우리를 (과거로) 되돌리기를 원한다.

50년, 60년이 지나 미국의 확고한 입장이 된 폭넓은 이슈에서 우리를 (과거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고 비판했다.

또 2021년 1월 6일 벌어진 미 의사당 난입 사태로 체포된 이들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국자'라고 부른 것과 관련해 "자신이 헌법을 바꿀 수 있고 헌법의 일부를 그저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보복에 대해 말하는 자"라고 규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밖에 팝 슈퍼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 비밀요원이라는 미국 보수층 일각의 음모론을 비꼬았다.

토크쇼 진행자인 코미디언 세스 마이어스는 "당신과 스위프트씨 사이에 진행 중인 음모가 있다는 주장을 확인 또는 부인해줄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 정보를 어디서 얻었느냐. 그건 기밀이다"라고 대꾸한 뒤 스위프트가 2020년 대선 당시 자신을 지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마이어스가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말했듯이 그건 기밀"이라고 재차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 스위프트의 연인인 트래비스 켈시의 소속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진출하자 이 같은 음모론이 크게 확산했다.

이후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가 우승하자 바이든 캠프는 "내가 계획한 대로 됐다"라는 글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려 음모론자들을 놀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