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봉고3 LPG(왼쪽), 현대 포터2 LPG(오른쪽) /현대차 제공
기아 봉고3 LPG(왼쪽), 현대 포터2 LPG(오른쪽) /현대차 제공
1t LPG 트럭이 활짝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올해 디젤 엔진 판매가 중단되면서 액화석유가스(LPG)가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올해 1월부터 택배용 경유차의 등록은 아예 금지됐다. LPG차가 디젤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컸다. 힘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이 여전했던 탓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1월 한 달간 LPG 1t 트럭은 모두 8000여대가 판매됐다. 이 기간 현대차 포터2 LPG는 5000대, 기아 봉고3 LPG는 3000대 정도가 출고됐다. 그럼에도 대기 수요는 여전하다. 지난 연말 출시 일주일 만에 계약된 물량만 3만 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의 자리를 LPG가 확고하게 대체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로 나온 LPG 트럭의 성능과 활용성, 편의성을 두루 생각해보면 전혀 놀랍지 않은 결과다. 현재 판매 중인 LPG 1t 트럭에는 성능을 개선한 2.5ℓ 터보 직분사 엔진(LPDi)이 들어간다. 출력은 최대 159마력으로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보다 오히려 24마력이 높다. 최대토크도 30.0kg·m로 동등한 수준이다. 넉넉한 토크는 디젤 엔진보다 저회전에 형성돼 있다. 꽤 많은 짐을 싣고 다녀도 저속구간이나 출발시 힘을 더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친환경과 개선된 성능이 첫 번째 장점이라면 두 번째 장점은 유지비용이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LPG 엔진의 효율은 ℓ당 6.5㎞로 기존 디젤 엔진(8.8㎞)보다는 낮다. 하지만 LPG 연료비가 경유 가격의 60%에 형성돼 있어 결과적으로 유지비용 측면에서 디젤보다 싸다. 연간 1만8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경유 가격과 LPG 가격을 대입하면(2월 기준) 매년 평균 50만 원 안팎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행거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LPG와 디젤 트럭의 연간 연료비 격차도 커지는 구조다.

디젤과 달리 요소수 주입도 필요 없다. 주행거리가 많은 1t 트럭의 경우 연간 100ℓ 안팎의 요소수를 사용하는데, 지난 연말 기준 전국 주유소의 요소수 판매가격이 10ℓ당 1만7900~2만9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요소수 주입에 평균 30만원가량이 필요하다.

환경 측면에서도 LPG 트럭은 나름 장점이 있다. 환경부 인증 결과, LPG 트럭의 질소산화물(NOx) 및 비메탄계 유기가스(NMOG) 배출량은 0.0063g/㎞로 환경부 규제치의 34% 수준이다. 일산화탄소(CO) 배출량 역시 0.15g/㎞로 규제치의 24% 선에 머문다. 특히 미세먼지(PM) 발생량은 ㎞당 0.08mg으로 규제치 대비 4%에 불과하다. 실제 도로 조건 배출가스 측정 모드(US06)에서도 각각의 배출량은 규제치 대비 2~33%로 현저히 낮다. LPG 트럭이 실제 도로에서도 충분히 친환경적임을 입증하는 결과다.

대세로 떠오른 1t LPG 트럭
국내 1t 트럭은 대부분 자영업과 소상공인이 사용하며 소형 화물 운송 용도로 쓰인다. 그만큼 사용 대수도 많고 주행시간 및 거리도 길다. 100% 전동화의 길을 가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LPG 트럭의 역할은 분명하다. 수송 부문에서 모범적인 탄소중립 실현이 기대된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