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 주력했더니…1차경선서 지역구 현역 모두 생환 흥행 부진 우려 고개…강남 등 우세지역 국민추천제 검토 "野처럼 시끌시끌해야" 지적도…한동훈 "끝까지 보면 쇄신 있을것"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4·10 공천 작업을 진행해온 국민의힘에서 '흥행 불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26일 현재 지역구 253곳 중 127곳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홍문표 김희국 이달곤 김웅, 윤두현, 최춘식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기존 지역구를 떠나 '험지' 도전에 나섰다.
다만 전날 발표된 1차 경선 결과 지역구 현역들은 100% 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현역 물갈이(교체)의 극적 효과가 부각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총선마다 공천 잡음 불씨가 된 공천 배제 현역 의원의 거센 반발이나 탈당이 없다는 건 장점이다.
계파간 신경전으로 번진 극심한 공천 갈등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명확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잡음 없는 안정적 공천' 평가와 함께 '현역 기득권을 지키는 무(無) 감동·무 쇄신 공천'이라는 비판이 공존하는 이유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조용한 공천'은 보이진 않지만, 많은 분의 감동적인 희생과 헌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끝까지 보면 많은 쇄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현역 공천 비율이 높은 것은 이번 총선에 나선 현역 의원들이 매우 불리한 환경에서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 생환해올 만큼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이며, 가산점을 받는 원외 인사와 정치 신인들이 이들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고위 당직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남은 경선 단계에서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며 "호떡공천이라고 비판받을지언정, 민주당처럼 시끌시끌한 상황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선을 잡아끌 결정적 한 방 없이는 목표했던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성인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2월 13∼15일)와 동일한 37%, 민주당은 4%포인트(p) 오른 35%였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이며 응답률은 15.5%였다.
이에 따라 지도부는 민주당의 공천을 "이재명 사천" 등으로 평가 절하하면서도 물밑에서는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우세 지역에서 '국민참여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 역시 흥행을 제고해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남 등 우세지역 공천과 관련해 "어느 지역구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참여제의 구체적인 방법·대상은 아직 논의 중이지만, 일단 제한 없이 공모하고 그 과정 전체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천을 보류했거나 경선이 예정된 '영남 텃밭'에서도 흥행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경남 창원 진해(이달곤) 등 일부 현역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 인물을 투입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
'공천=당선'으로 인식되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의 경우 경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그 파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