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작가] 시대를 앞서간 상상력…게임덕후 소설가, 클라인
2010년 6월 미국 출판사들이 한 소설의 출판권을 놓고 입찰 경쟁을 벌였다. 2040년대 미래가 배경인 소설이었다. 크라운출판그룹이 출판권을 낙찰받은 바로 다음 날 영화사 워너브러더스가 이 소설을 영화로 제작하겠다며 계약했다. 2011년 미국에서 정식 출간된 이 소설은 <레디 플레이어 원>이다.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의 원작이다.

책을 쓴 어니스트 클라인은 1972년 미국 오하이오주 애슐랜드에서 태어났다. 청소년기를 보내며 비디오 게임과 영화,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보드게임에 빠져 살았다. 20대에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일하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스타워즈 팬들의 이야기를 다룬 2009년 영화 ‘팬보이즈’는 그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한 첫 번째 작품이다.

이후 클라인은 소설을 써보기로 했다. 그는 문득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가 게임 개발자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자신이 개발한 비디오 게임 속에 황금 티켓을 숨겨두지 않았을까. 여기서 시작된 클라인의 상상은 198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으로 살이 입혀져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으로 탄생했다. 그는 2020년 속편인 <레디 플레이어 투>를 출간했는데 이 책이 최근 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