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2주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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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 하루 전인 23일(현지시간)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약 500개 법인·개인을 겨냥한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다.
하지만 워싱턴 D.C.에서 우크라이나는 점점 '계륵'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작년 12월 미 의회를 방문해 지원을 간절히 호소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601억 달러(약 80조원)의 추가 지원 예산을 포함한 안보 예산안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전 초기에 한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우크라이나가 군사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을 이어가던 시기에 미국 대중은 우크라이나를 응원했다.
미국 젊은이들의 피 흘림 없이 무기 등 군사적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뒷받침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도 대체로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개전 2주년을 맞이한 지금 미국 의회 뿐 아니라 대중에게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줄어가는 것을 느낀다.
전쟁의 향배가 11월 대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국무·국방부 고위 관리들만 우크라이나 지원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다음은 미국이 엮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먹잇감이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미국 내 방산 공장을 가동하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경제 논리까지 동원하며 설득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할 만큼 대중의 여론을 형성하기엔 역부족인 듯 보인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 안보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는 한국에도 시사점을 주는 듯하다.
우선 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자유세계에서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고, 동맹을 중시한다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로 상징되는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신고립주의 내지 대외개입 거부감이 미국에서 조금씩 세를 넓혀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1세기 벽두에 시작해 20년간 미국에 막대한 인적·물적 희생을 안긴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의 트라우마 속에 '그래도 우리가 자유세계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점점 '꼰대들의 무용담'이 되어가고 있다.
그 뿐만아니라 이제는 타국을 지켜주기 위해 미국 국민의 세금을 쓰지 않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동조자들의 입장은 기층에서 점점 저변을 넓히고 있는 듯 하다.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 예산으로 집행하기로 한 나토의 공약을 지키지 않는 회원국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할 것이라는 취지의 '망언'에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끄떡없는 것은 이런 경향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미국의 보수·진보 두 정권(아들 부시·오바마)에 걸쳐 국방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게이츠 전 장관은 지난 21일 대담에서 "전 세계는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될지에 관계없이 미국이 어디로 향할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맹국들이 미국에 의지하지 않으면 미국도 동맹국들을 의지할 수 없다고 개탄했는데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대목이다.
또 전쟁 일방(러시아)의 후방 병참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과 관련된 시사점도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을 대거 제공한 북한은 '위시(WISH) 리스트'에 각종 첨단 무기 제조 기술 등을 적어 놓았을 것이다.
또 북한은 우크라이나 땅에 떨어진 자국 탄도 미사일들의 실전 능력을 검증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고 한미 안보당국자들은 우려한다.
그뿐 아니라 이 전쟁의 경과, 특히 미국의 태도를 면밀히 관찰하며 '모험주의'에 연료를 공급할 가능성도 우려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와 NLL 인근 섬 등을 겨냥한 도발 우려가 일각에서 거론되는 지금, 북한은 러시아가 타국 영토를 무력으로 빼앗는 19~20세기식 '현상변경'을 해 놓고도 어떻게 시간과 싸워가며 국제 여론과 제재를 버텨 나가는 지를 지켜볼 것 같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와 맞물린 트럼피즘 확산이 한반도에서 자신들에게 어떻게 유리하게 작동할지에 대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지는 않을까.
실제로 북한이 그런 타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방치하는 것은 한국 안보에도 좋지 않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
하지만 워싱턴 D.C.에서 우크라이나는 점점 '계륵'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작년 12월 미 의회를 방문해 지원을 간절히 호소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601억 달러(약 80조원)의 추가 지원 예산을 포함한 안보 예산안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전 초기에 한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우크라이나가 군사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을 이어가던 시기에 미국 대중은 우크라이나를 응원했다.
미국 젊은이들의 피 흘림 없이 무기 등 군사적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뒷받침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도 대체로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개전 2주년을 맞이한 지금 미국 의회 뿐 아니라 대중에게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줄어가는 것을 느낀다.
전쟁의 향배가 11월 대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국무·국방부 고위 관리들만 우크라이나 지원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다음은 미국이 엮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먹잇감이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미국 내 방산 공장을 가동하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경제 논리까지 동원하며 설득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할 만큼 대중의 여론을 형성하기엔 역부족인 듯 보인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 안보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는 한국에도 시사점을 주는 듯하다.
우선 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자유세계에서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고, 동맹을 중시한다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로 상징되는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신고립주의 내지 대외개입 거부감이 미국에서 조금씩 세를 넓혀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1세기 벽두에 시작해 20년간 미국에 막대한 인적·물적 희생을 안긴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의 트라우마 속에 '그래도 우리가 자유세계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점점 '꼰대들의 무용담'이 되어가고 있다.
그 뿐만아니라 이제는 타국을 지켜주기 위해 미국 국민의 세금을 쓰지 않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동조자들의 입장은 기층에서 점점 저변을 넓히고 있는 듯 하다.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 예산으로 집행하기로 한 나토의 공약을 지키지 않는 회원국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할 것이라는 취지의 '망언'에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끄떡없는 것은 이런 경향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미국의 보수·진보 두 정권(아들 부시·오바마)에 걸쳐 국방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게이츠 전 장관은 지난 21일 대담에서 "전 세계는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될지에 관계없이 미국이 어디로 향할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맹국들이 미국에 의지하지 않으면 미국도 동맹국들을 의지할 수 없다고 개탄했는데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대목이다.
또 전쟁 일방(러시아)의 후방 병참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과 관련된 시사점도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을 대거 제공한 북한은 '위시(WISH) 리스트'에 각종 첨단 무기 제조 기술 등을 적어 놓았을 것이다.
또 북한은 우크라이나 땅에 떨어진 자국 탄도 미사일들의 실전 능력을 검증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고 한미 안보당국자들은 우려한다.
그뿐 아니라 이 전쟁의 경과, 특히 미국의 태도를 면밀히 관찰하며 '모험주의'에 연료를 공급할 가능성도 우려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와 NLL 인근 섬 등을 겨냥한 도발 우려가 일각에서 거론되는 지금, 북한은 러시아가 타국 영토를 무력으로 빼앗는 19~20세기식 '현상변경'을 해 놓고도 어떻게 시간과 싸워가며 국제 여론과 제재를 버텨 나가는 지를 지켜볼 것 같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와 맞물린 트럼피즘 확산이 한반도에서 자신들에게 어떻게 유리하게 작동할지에 대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지는 않을까.
실제로 북한이 그런 타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방치하는 것은 한국 안보에도 좋지 않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