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중국 게임 '명조'가 한국 게임산업에 던지는 시사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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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 모방한 게임성·업그레이드된 액션 강점…위기감 커지는 K-게임
2020년 등장한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의 '원신'은 국내 게임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왔다.
원신은 첫 공개 당시만 해도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베낀 아류작 취급을 받았으나 발매 후 높은 완성도와 빠른 콘텐츠 추가 속도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작년 초 국내 앱 마켓에서 한때 '리니지' 매출까지 따라잡았던 원신의 성공은 '한국 게임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그런 상황에서 2017년 설립된 중국 게임사 쿠로게임즈가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오픈월드 게임 '명조: 워더링 웨이브'로 원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히트작 '원신'의 게임플레이부터 수익모델(BM)까지 따라한 '명조'를 지난 19일 시작한 2차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참가해 살펴봤다.
◇ 진화한 비주얼과 액션…부족한 스토리 몰입감은 숙제
'명조'를 플레이한 유튜버와 테스터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요소는 높은 그래픽과 액션성이다.
세기말적 분위기의 건조하고 무거운 색감, 세밀한 인물과 사물 묘사, 화려한 스킬의 이펙트는 동종 장르 게임 중 최고 수준이었다.
액션도 완성도가 높았다.
점프 상태에서 공격이 가능하고 적의 공격을 타이밍에 맞춰 회피하거나 튕겨내는 요소가 있어 특유의 손맛이 살아있다.
'원신'을 플레이했던 이용자라면 '명조'에도 아주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명조'는 전반적인 조작법과 인터페이스, 캐릭터·무기 육성 시스템을 비롯해 판매하는 유료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 비율까지 '원신'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찾아내는 게 빠를 정도다.
'명조'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면 필드에서 사냥한 몬스터를 포획해 캐릭터에 장착하는 '에코'다.
에코는 '원신'의 성유물처럼 5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데, 각각의 에코에는 별도의 액티브 스킬인 '에코 어빌리티'가 있어 이 중 하나를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동시 편성 가능한 최대 캐릭터 수가 '원신'보다 1명 적은 3명임에도 화력이 훨씬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액션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스토리는 아직 미완성 단계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가뜩이나 콘텐츠가 많이 열리지 않은 초반부 퀘스트의 상당수는 필드가 아닌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진행돼 게임의 액션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또 서브컬처 게임 특유의 복잡한 설정과 고유명사가 초반부터 쏟아져 대사를 뜯어봐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게임 내 텍스트도 어색한 번역과 오타가 자주 보였다.
◇ 중국 게임 약진에 커지는 K-게임 위기의식…혁신으로 풀어야
'명조'를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작년 지스타(G-STAR)에서 오픈월드·서브컬처를 표방하며 출품된 한국산 게임들이 떠올랐다.
오픈월드라고는 하지만 드넓은 게임 속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고는 자동사냥과 PvP(이용자 간 전투) 밖에 없는 게임이 많았다.
또 서브컬처 게임인데 설정도 디자인도 어디서 본 것 같은 요소로만 가득한, 몰개성한 작품도 자주 볼 수 있었다.
기획의 참신함이나 기술력 면에서 '명조'와 경쟁할 만한 동종 장르 K-게임은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자체 지식재산(IP) 기반은 아니지만 올해 하반기 넷마블이 출시 예정인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정도가 그나마 견주어 볼 만했다.
'원신'이 나온 지 벌써 3년이 넘었지만, 성공한 작품을 그대로 모방해 자기 콘텐츠로 변주하는 것조차 한국보다 중국이 더 잘하는 것처럼 보여 씁쓸했다.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과거 한 수 아래로 보던 중국 게임 업계의 역량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치고 올라왔다는 위기의식 섞인 목소리가 수년 전부터 나왔다.
그 경고가 최근 국내 앱 마켓에서의 중국 게임의 약진으로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플랫폼·장르 다변화로 세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국내 게임 업계가 자기복제가 아닌 혁신적인 신작 개발에 더 많은 역량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연합뉴스
원신은 첫 공개 당시만 해도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베낀 아류작 취급을 받았으나 발매 후 높은 완성도와 빠른 콘텐츠 추가 속도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작년 초 국내 앱 마켓에서 한때 '리니지' 매출까지 따라잡았던 원신의 성공은 '한국 게임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그런 상황에서 2017년 설립된 중국 게임사 쿠로게임즈가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오픈월드 게임 '명조: 워더링 웨이브'로 원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히트작 '원신'의 게임플레이부터 수익모델(BM)까지 따라한 '명조'를 지난 19일 시작한 2차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참가해 살펴봤다.
◇ 진화한 비주얼과 액션…부족한 스토리 몰입감은 숙제
'명조'를 플레이한 유튜버와 테스터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요소는 높은 그래픽과 액션성이다.
세기말적 분위기의 건조하고 무거운 색감, 세밀한 인물과 사물 묘사, 화려한 스킬의 이펙트는 동종 장르 게임 중 최고 수준이었다.
액션도 완성도가 높았다.
점프 상태에서 공격이 가능하고 적의 공격을 타이밍에 맞춰 회피하거나 튕겨내는 요소가 있어 특유의 손맛이 살아있다.
'원신'을 플레이했던 이용자라면 '명조'에도 아주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명조'는 전반적인 조작법과 인터페이스, 캐릭터·무기 육성 시스템을 비롯해 판매하는 유료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 비율까지 '원신'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찾아내는 게 빠를 정도다.
'명조'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면 필드에서 사냥한 몬스터를 포획해 캐릭터에 장착하는 '에코'다.
에코는 '원신'의 성유물처럼 5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데, 각각의 에코에는 별도의 액티브 스킬인 '에코 어빌리티'가 있어 이 중 하나를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동시 편성 가능한 최대 캐릭터 수가 '원신'보다 1명 적은 3명임에도 화력이 훨씬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액션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스토리는 아직 미완성 단계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가뜩이나 콘텐츠가 많이 열리지 않은 초반부 퀘스트의 상당수는 필드가 아닌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진행돼 게임의 액션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또 서브컬처 게임 특유의 복잡한 설정과 고유명사가 초반부터 쏟아져 대사를 뜯어봐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게임 내 텍스트도 어색한 번역과 오타가 자주 보였다.
◇ 중국 게임 약진에 커지는 K-게임 위기의식…혁신으로 풀어야
'명조'를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작년 지스타(G-STAR)에서 오픈월드·서브컬처를 표방하며 출품된 한국산 게임들이 떠올랐다.
오픈월드라고는 하지만 드넓은 게임 속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고는 자동사냥과 PvP(이용자 간 전투) 밖에 없는 게임이 많았다.
또 서브컬처 게임인데 설정도 디자인도 어디서 본 것 같은 요소로만 가득한, 몰개성한 작품도 자주 볼 수 있었다.
기획의 참신함이나 기술력 면에서 '명조'와 경쟁할 만한 동종 장르 K-게임은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자체 지식재산(IP) 기반은 아니지만 올해 하반기 넷마블이 출시 예정인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정도가 그나마 견주어 볼 만했다.
'원신'이 나온 지 벌써 3년이 넘었지만, 성공한 작품을 그대로 모방해 자기 콘텐츠로 변주하는 것조차 한국보다 중국이 더 잘하는 것처럼 보여 씁쓸했다.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과거 한 수 아래로 보던 중국 게임 업계의 역량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치고 올라왔다는 위기의식 섞인 목소리가 수년 전부터 나왔다.
그 경고가 최근 국내 앱 마켓에서의 중국 게임의 약진으로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플랫폼·장르 다변화로 세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국내 게임 업계가 자기복제가 아닌 혁신적인 신작 개발에 더 많은 역량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