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베 신조 회고록'
최장기간 日 총리로 재임한 아베 신조…3천188일의 비밀
"귀에 거슬리는 것이라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해 주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은 중요합니다.

"
지난 2022년 총격으로 사망한 풍운의 정치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회고록에서 한 말이다.

아베 전 총리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두차례 총 8년 9개월간 총리로 재임한 일본 보수정치인이다.

그가 총리로 재임한 3천188일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는 일본 총리 최장 기록이다.

그는 2006년 52세에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실정과 건강 악화를 이유로 1년 만에 조기 퇴진했다.

5년 뒤인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해 독주 체제를 유지하다 2020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사임할 때까지 7년 9개월 연속 재임했다.

여섯 번의 선거를 연달아 승리하며 133년 일본 헌정사상 최장기간 집권할 정도로 그는 민심의 지지를 고르게 얻었다.

최장기간 日 총리로 재임한 아베 신조…3천188일의 비밀
그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

회고록을 위해 아베 전 총리를 인터뷰한 요미우리 신문기자인 하시모토 고로와 오야마 히로시에 따르면 우선 아베 전 총리는 간사장에 다니가키 사다카즈와 니카이 도시히로를 기용, 당이 엇나가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했다.

또한 총리 출신으로 관록 넘치는 정치인인 아소 다로를 통해 내각의 중심을 잡았으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통해 "관료들이 꼼짝할 수 없도록 목덜미를 누른" 노련한 인사를 단행했다.

무엇보다 "1차 내각의 실패와 민생정책" 효과가 컸다.

이들은 아베 전 총리가 "매파, 우익 성향의 이미지가 늘 따라다니지만, 내정 문제에서는 경제계에 임금 인상을 요청하는 등 사회주의자인가 싶을 정도로 유연성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최장기간 日 총리로 재임한 아베 신조…3천188일의 비밀
책은 하시모토 고로와 오야마 히로시가 아베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한 한 달 후부터 시작한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횟수로는 총 18회, 기간은 약 1년, 인터뷰 시간은 36시간에 달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겉보기에 호전적이지만 군사 행동에는 소극적인 태도였다고 폭로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반일을 프로파간다로 이용하는 확신범이라고 저격했다.

수출규제 조치 또한 징용 배상 판결이 확정된 후 어떤 해결책도 강구하지 않는 문 정권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책은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출간돼 100일 남짓한 기간 동안 수십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일본 원서 부제는 '알려지지 않은 총리의 고독, 결단, 암투'다.

마르코폴로. 유성운 옮김. 45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