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책임 있어…시신 가족에 즉각 인계해야"
이탈리아도 자국 러 대사 불러 항의
EU, 러에 '나발니 죽음' 독립적인 국제조사 허용 촉구
유럽연합(EU)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가 옥중 사망한 것과 관련해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허용하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EU는 이날 키릴 로그비노프 EU 주재 러시아 대사 대행을 불러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사망 경위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국제 조사를 허용할 것을 러시아에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EU의 분노를 전달했다"며 "이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의 시신을 가족에게 즉시 인계해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게 하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도 나발니 사망과 관련해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고 AFP 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프랑스, 독일, 벨기에, 폴란드 등도 이 사안과 관련해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을 불러 항의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나발니는 이달 16일 수감 중이던 러시아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했다.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의 응급조치에도 그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방은 대체로 그의 사망을 의문사로 규정하며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

특히 그가 러시아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사망했다는 점, 그의 시신과 사인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개입설을 부인하며 자국 조사위원회가 나발니 죽음과 관련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크렘린궁은 EU 측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도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