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편리하게"...증권결제 때 원화 일시차입 허용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때 일시적 원화 부족이 발생하더라도 거래 사실만 입증하면 원화를 차입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인 차입은 외국인 투자자가 환차익을 노리고 악용할 경우 우리 경제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엄격히 규제해 왔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은 지난해 2월 발표한 외환시장 구조개선의 후속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 결제·환전 편의 제고 방안'을 21일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증권 결제 목적일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일시적 원화 차입을 허용키로 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외 시차, 복잡한 은행 간 송·수금 절차, 전산오류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제 실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로 기존에 거래하던 국내 관리은행들과만 외환거래를 실시해 왔다.

앞으로는 외국인 투자자가 주거래은행이 아닌 다른 금융사와 증권 결제를 위해 환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 원화 부족이 발생하더라도 실제 외환거래 계약이 있었다는 사실만 국내 관리은행에 입증하면 증권매매 결제 대금을 차입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재부는 서로 다른 금융사를 통해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주 거래은행에서만 환전해야 했던 불편함이 사라지고, 환전 수수료가 보다 저렴한 금융사를 선택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기재부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일종의 마이너스통장 개설을 허용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는 개별 투자자가 별도로 만든 원화 계정으로 국제예탁결제기구에 예치한 원화자금을 자유롭게 송·수금할 수 있게 바뀐다.

현재는 유로클리어 등 국제예탁결제기구와 최종투자자 간 원화 송·수금을 제한하고 있다.



주식통합계좌 이용자의 환전 절차도 간소화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통합계좌로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 별도의 관리은행 선임, 투자자 또는 펀드별 본인 명의 현금계좌 개설이 없이도 환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다.

예컨대 외국 자산운용사가 100개의 펀드를 만든다면 지금은 100개 펀드별로 미국 달러 계좌, 원화 계좌를 개설해 별도 환전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하나만 개설해 한번에 환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외환·금융당국은 이같은 제도 개선을 위해 올해 1분기 중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