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저출생 대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저출산고령위가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저출산고령위를 이끄는 주형환 부위원장을 장관급·비상근직에서 부총리급·상근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저출산고령위 부위원장은 비상근직에서 상근직으로 바꾸고, 직급과 예우도 상향시킬 것”이라며 “또 국무회의에서 여러분과 함께 국정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출산고령위 설치법 시행령을 개정해 부총리급 대우를 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저출산고령위를 금융위원회 같은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위원회 조직이라는 특성 때문에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책·예산 집행 기능이 없고, 인력도 다른 부처에서 파견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등 7개 부처 장관이 정부위원으로 참여하지만 ‘힘없는 조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저출산고령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저출산고령위 부위원장을 새로 위촉하고 체제를 정비했다”며 “각 부처는 저출산고령위와 함께 저출산 대책을 밀도 있게 논의하고 논의된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