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수당 1억 준다고?…현실은 '68만원'
기업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출산보육수당의 1인당 평균액이 비과세 한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기업이 지원하는 출산보육수당이 종전의 비과세 한도인 월 10만원(올해부터 월 20만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2년 귀속 근로소득 중 비과세 출산보육수당을 신고한 근로자는 47만2천380명, 총신고액은 3천207억원이었다.

출산보육수당은 기업이 직원·배우자의 출산이나 6세 이하 자녀 보육을 위해 지원하는 수당이다. 지난해까지 월 1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줬다가 올해부터 한도가 20만원으로 상향됐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규모는 2018년 3천41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다. 2021년 3천204억원까지 줄어든 비과세 규모는 2022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비과세 출산보육수당 총액을 신고인원으로 나눈 1인당 평균 비과세 수당은 2022년 67만9천원이었다.

직원의 입·퇴사로 출산보육수당을 1년 내내 받지 못하는 등 이례적인 사례가 포함된 점을 감안해도 연간 비과세 한도(2022년 기준 120만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출산보육수당을 지급하는 상당수 기업이 월 10만원의 한도보다 적은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부터 비과세 한도가 2배 상향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비과세 규모와 한도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1인당 비과세 출산보육수당은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2014년 57만5천원이었던 1인당 비과세 출산보육수당은 2018년 69만9천원까지 늘었지만, 최근 2년 연속 줄며 2022년 68만원을 하회했다.

저출산으로 수당 지급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1인당 비과세 규모도 줄면서 전체 비과세 소득에서 출산보육수당이 차지하는 비중(7.87%)은 6년 만에 다시 8%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부영이 임직원의 자녀 70여명에게 1억원씩 총 70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쾌척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거리가 적지 않은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들은 비과세 한도보다 많은 월 10만원 이상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하지만 10만원보다 적은 지원금을 주거나 아예 주지 못하는 기업들도 많다"고 말했다.

부영의 파격적 지원 이후 출산장려금의 비과세 한도를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국회에서는 출산지원금을 1억원까지 비과세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를 상향하면 한도 이상의 출산수당을 받는 직원들은 비과세 혜택이 더 커질 수 있고 수당을 지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유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상당수 기업의 출산보육수당이 비과세 한도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일부 예외적인 사례만을 이유로 법을 고쳐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과세 한도 상향은 자발적으로 한도 이상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업들이 충분히 생겨난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비과세 한도를 상향하기에 앞서 출산지원금을 수년간 분할해서 소득으로 인정하는 등 출산지원금 세제를 탄력적으로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는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약 20년간 월 10만원을 유지하다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20만원으로 상향됐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