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일 '조작설 총선 무효 판결' 요구하는 탄원 심리 예정
'옥중' 파키스탄 칸 前총리, 선거 직전 잇단 징역형 선고에 항소
최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 직전에 잇따라 징역형을 선고받은 임란 칸 전 총리가 총선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둔 뒤 이들 선고에 항소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AP통신에 따르면 칸 전 총리 측 라티프 코사 변호사는 전날 세 건의 징역형 선고에 대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총리 재임 시절 외국 등에서 받은 선물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작년 8월 징역 3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칸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총리 재임 시절 외국사절단으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들을 국고에서 저가에 부인과 함께 사들인 혐의로 징역 14년, 지난 3일에는 셋째 부인 부슈라 비비와 결혼하는 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을 어겼다는 혐의로 부인과 함께 징역 7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총선 직전에 추가로 이뤄진 세 차례의 선고로 받은 형량만 징역 31년이다.

이번 항소는 지난 8일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후보 진영이 최다 의석을 차지한 뒤 이뤄졌다.

칸 전 총리는 수감 상태여서 총선 출마가 좌절됐다.

PTI는 정당 상징 사용이 금지돼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번 총선은 파키스탄 실세인 군부 지원을 받는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가 정당 가운데 최다 의석을 차지해 파키스탄인민당(PPP) 등과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벌이고 있다.

칸 전 총리 측도 다른 정당과 연대해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중이다.

이런 가운데 PTI와 여타 정당들은 총선 과정에서 투표 조작이 있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2018년 총선에서 젊은층 등의 지지로 압승해 총리에 오른 칸 전 총리는 외교정책 등에서 군부와 마찰을 빚어오다가 2022년 4월 의회 불신임 가결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총리직 '축출' 배경에 군부가 있다며 항의 집회를 주도해오다가 작년 8월 유죄선고 후 수감생활을 해오고 있다.

170여개 혐의로 소송에 휘말린 칸 전 총리는 자신에 대한 소송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파키스탄 대법원은 투표 결과 조작설이 나온 이번 총선을 무효로 하고 정당들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도 중단시켜 달라며 한 시민이 선거관리위원회와 정부를 상대로 낸 탄원에 대해 오는 19일 심리할 예정이라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탄원에는 당국이 30일 이내 사법부 감시하에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대법원이 명령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옥중' 파키스탄 칸 前총리, 선거 직전 잇단 징역형 선고에 항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