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대 및 초등교육과 입시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수시에선 초유의 미충원 사태를 빚은 데 반해 정시에선 경쟁률이 상승하는 등 모순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교대 기피 현상이 연일 회자되더니 어느 순간 지원자가 몰렸다. 합격선은 오를까 떨어질까, 수험생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24학년도 교대 및 초등교육과 입시에서 벌어진 돌발 상황을 분석하고, 2025학년도 선발 규모를 알아본다.
[2025학년도 대입 전략] 지난해 수시 미충원 급증, 정시 경쟁률은 치솟아, 올해 4196명 선발…수능·내신 균형 잡힌 학습을
교대는 서울교대(서울), 경인교대(인천), 공주교대(충남), 광주교대(광주), 대구교대(대구), 부산교대(부산), 전주교대(전북), 진주교대(경남), 청주교대(충북), 춘천교대(강원) 등 10개 대학이 있다. 일반 4년제대 초등교육과는 이화여대, 한국교원대, 제주대 등 세 곳이다. 이들 대학을 졸업한 뒤 시도교육청별로 실시하는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초등교사로 일할 수 있다. 교대 및 초등교육과는 인문계 학과 중 전통적인 강호로 꼽혀왔다.

2024학년도 대입은 이런 인식에 균열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2024학년도 입시에서 교대 및 초등교육과는 수시, 정시에서 정반대 지원 패턴이 나타나며 사람들에게 의아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국 13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의 경우 지난해 수시에서 모집 대비 30.9%를 충원하지 못해 정시로 넘긴 수시 이월 규모가 750명에 달했다. 수시 미충원 비율은 2023학년도 20.6%에서 2024학년도 30.9%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지난해 서울교대 수시 미충원 비율은 80.5%에 달했다. 수시에서 뽑기로 계획한 인원의 80.5%를 뽑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원자 상당수가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대학이 충원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문계 학과 중 전통적 강호로 꼽혀오던 교대 및 초등교육과로서는 ‘폭망’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참혹한 성적이었다. 학령 인구 감소, 교원 임용 규모 축소 등으로 불거진 교대 기피 현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연일 언론을 도배했다.

합격선 하락 기대에 정시 경쟁률 최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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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시에선 놀랍게도 정반대의 지원 패턴이 나타났다. 2024학년도 전국 13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 정시 경쟁률이 평균 3.20 대 1로, 최근 5년 새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지원자 수는 2023학년도 4280명에서 2024학년도 8025명으로, 전년 대비 87.5%가 늘었다. 수시 미충원율이 80.5%에 달하던 서울교대는 정시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153.6%(431명 → 1093명)나 늘었다. 이처럼 같은 대학의 선호도가 수시와 정시에서 정반대로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시의 ‘흥행’은 수시의 ‘폭망’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수시 미충원 및 수시 이월이 발생하면서 정시 선발 인원이 크게 늘어났고, 이것이 정시 합격선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이어지면서 정시에서 ‘묻지마 지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25학년도 대입 전략] 지난해 수시 미충원 급증, 정시 경쟁률은 치솟아, 올해 4196명 선발…수능·내신 균형 잡힌 학습을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전형 계획안을 분석한 결과, 전국 교대 및 초등교육과 선발 규모는 정원 내외 기준 총 419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경인교대가 657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대구교대 426명, 부산교대 390명, 서울교대 387명, 공주교대 384명, 광주교대 355명, 진주교대 350명 순으로 선발 인원이 많다. 일반대 초등교육과는 선발 인원이 적은 편이다. 한국교원대 123명, 제주대 118명, 이화여대 39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전형 유형별로는 학생부종합 선발 비중이 57.4%(2408명)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정시 36.5%(1532명), 학생부교과 6.1%(256명) 순이다. 수능 위주 정시와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을 합한 수능 반영 선발 비중은 평균 60.3%(2532명)로 분석된다. 열에 여섯 이상은 수능 성적을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정시·학생부교과 순 많이 뽑아

하지만 이는 전형계획안 기준 최초 계획일 뿐 수시 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선발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2024학년도 기준으로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한 수시 이월을 포함한 최종 정시 비중은 10개 교대에서 평균 61.1%에 달했다. 최초 계획 대비 18.7%를 더 뽑았다. 심지어 서울교대의 경우 수시 이월자가 149명이 발생하면서 최종 정시 비중이 90.7%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정시 최종 비중은 평균 50%대 중·후반에 달할 수 있다. 정시와 수시 수능 최저를 합한 수능 반영 선발 비중은 70~80%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대 및 초등교육과를 목표하는 학생이라면 이 같은 돌발 상황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하겠다. 수시와 정시 선발 비중은 엇비슷하게 보고 대비하기를 권한다. 대학에 따라 정시 비중이 예상외로 더 커질 수 있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수능 학습에 집중하면서 내신 등 수시 준비를 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6월 중 발표될 2024학년도 입시 결과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통상 대학별 입시 결과는 5~6월 중 각 학교 홈페이지와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를 통해 발표한다. 수시는 내신 합격선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시의 경우 2024학년도 경쟁률이 상승했다곤 하나 지원자층 자체의 학력 수준이 낮았다면 합격선에 큰 변동을 주지 못했을 수도 있다. 발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참고로, 2023학년도 수시 내신 합격선은 학생부교과의 경우 이화여대 고교 추천이 1.25등급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학생부종합은 서울교대 사향인재추천이 1.29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전국 최고·최저 범위는 학생부교과가 최고 1.25등급에서 최저 2.82등급 사이로 분석됐고, 학생부종합은 최고 1.29등급에서 최저 2.67등급 사이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