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로 유지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민간소비 전망치는 기존 전망보다 내려잡았다. 내수 둔화세를 반영해 물가 전망도 2.6%에서 2.5%로 소폭 낮아졌다.

KDI는 14일 이같은 내용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KDI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과 같다.

반기별로는 상반기에 2.3%, 하반기에 2.0% 성장,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했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2.2%로 같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낮은 2.1%, 국제통화기금(IMF)은 소폭 높은 2.3%를 제시했다.

다만 이같은 성장세는 부문별로는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총수출 증가율은 반도체경기 반등과 세계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을 반영해 기존 전망(3.8%)보다 0.9%포인트 높은 4.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회복세가 확대됨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도 기존보다 136억달러 확대된 562억달러로 수정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1.8%)보다 하향 조정해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 모두 부진한데 특히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 소비가 더 위축된다고 봤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0.1%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특히 건설투자는 최근의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1.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봐 기존 전망(-1.0%)보다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인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민간소비가 개선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2.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수 부진으로 물가 상승세가 기존 전망보다 다소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고 KDI는 판단했다.

특히 상반기(2.9%)보다 하반기(2.3%)에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물가 상승세가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2.3%로 예상했다.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30대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 공급 확대를 반영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기존 전망(21만명)보다 소폭 늘어난 22만명으로 예상했다.

KDI는 대외적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거나, 중국경기가 부동산부문을 중심으로 급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실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2%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 경기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2% 내외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내적으로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건설 투자의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KDI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향후 관련 부문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실물경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