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송 강릉원주대 교수 제안 후 확산…"'호'로 부르는 게 적절"
"경포호인가, 경호인가…명칭 바꾸자" SNS에서 확산
강원 동해안 대표적 명소인 강릉 경포호(鏡浦湖)를 경호(鏡湖)로 명칭을 바꾸자는 의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규송 강릉원주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포호는 고문헌과 1990년대 지형도까지 경호로 이름이 불리다가 2000년대 지형도부터 경포호로 바뀌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명칭상 포는 바닷가의 포구를 지칭하고, 호는 민물이 담긴 호수를 의미해 포와 호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함께 붙을 수 있는 이름이 아니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경포가 있었으나 지금은 호수 형태이므로 다른 석호와 마찬가지로 호로 부른 것이 적절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경포호인가, 경호인가…명칭 바꾸자" SNS에서 확산
그는 18세기 중반 제작된 작자 미상의 전국 지도인 '광여도', 18세기에 만든 조선의 도별 군현지도집인 해동지도를 비롯해 1960년대부터 1990년까지 지형도에도 경호로 표기되다가 2000년대 들어 경포호로 바뀌었다며 관련 자료를 함께 제시했다.

조선시대 성근묵(1784∼1852)의 鏡湖移面目(경호가 면목을 달리하니)으로 시작하는 시에도 경호로 표기돼 있다.

비슷한 내용을 올린 다른 사람의 SNS에도 관련 댓글이 수십 개 달리는 등 명칭 변경, 혹은 제 이름 찾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임호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포구의 의미로 쓰일 때는 경포, 호수 의미로 쓰일 때는 경호, 두 의미를 포괄할 때는 경포호, 또는 경포호수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댓글을 달았다.

"경포호인가, 경호인가…명칭 바꾸자" SNS에서 확산
이한길 동해안바다연구회 편집위원장도 2017년 한 기고문에서 '경포호의 제 이름 찾기, 경포호(鏡浦湖)인가 경호(鏡湖)인가?'라는 글을 통해 경포호 명칭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고전에 나오는 자료를 보면 '경포'라는 글자가 상당히 나오지만, 이 단어는 경포대를 의미하는 것이지 호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번역본을 보면 이를 경포호라고 번역하고 있다고 오역을 지적했다.

그는 "이제라도 경포의 호수에 올바른 이름을 찾아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문헌자료에 나오는 이름은 경호 혹은 감호"라고 밝혔다.

이규송 교수는 "경포호보다는 내 마음을 비춰보는 거울 호수라는 뜻인 경호의 원래 이름을 돌려주자"고 제안했다.

"경포호인가, 경호인가…명칭 바꾸자" SNS에서 확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