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직무에 미치는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행한 ‘Future of Jobs 2023’은 5년안에 핵심 기술이 바뀌는 직무의 비율이 4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술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의 조사에 따르면 근무 시간의 40%가 AI와의 협업 등 생성형 AI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일하는 현장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기술은 무엇일까.

AI·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하드 스킬뿐 아니라 팀워크,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에 필요한 소프트 스킬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링크드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경영진의 72%가 ‘AI 기술보다 의사소통, 유연성 등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하드 스킬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 지식 및 기술(technical skills)을 말한다. 소프트 스킬은 지식을 활용하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능력(human skills) 을 의미한다. 경력을 지속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AI 시대’에 소프트 스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바로 소프트 스킬이 AI를 통한 자동화로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근사값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성과가 좋았던 광고 카피들을 분석해 세대별 맞춤형 광고 카피를 뽑는 것은 AI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카피를 쓰는 것, 이용자가 평소 듣지 않았던 음악을 추천하는 것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답변을 제시하는 창의력을 발휘하면 AI의 도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둘째, 직위나 직급 대신 기술 기반(skills-based), 프로젝트 중심의 조직 구조에서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도리어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조직 구조에서는 위계에 따라 일방적인 지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협업을 위한 설득의 커뮤니케이션, 공감 등의 리더십 스킬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감성 지능과 공감적 커뮤니케이션은 사람 사이의 대화와 협력에 필수적이다. 대인 소통은 자동화할 수 없는 영역이다. 판매량 예측 등은 AI로 자동화, 고도화할 수 있지만 고객의 신뢰를 얻고 관계를 강화하는 방법은 사람만이 찾을 수 있다. 그래서 AI가 확산될수록 사람은 사람을 대하는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채용도 마찬가지다. 적합한 기술을 갖춘 후보자를 선별하는 업무는 AI가 더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겠지만 후보자와의 대화, 관계 구축은 역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AI 시대에도 자동화할 수 없는 '소프트 스킬'
셋째, AI의 활용으로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학습 능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생성형 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AI 기술로 변화하는 세상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능력이 그 어떤 특정 기술보다 중요하다”라며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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