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첫 여성 시성에 밀레이·교황 모처럼 '화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으로 아르헨티나 여성을 시성(諡聖)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생전 종교를 위해 헌신한 18세기 아르헨티나 여성 마리아 안토니아 데 파스 이 피게로아(1730∼1799)의 시성 미사를 집전한다.

마마 안툴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피게로아는 부유한 지주 집안의 딸로 태어났으나 가문의 부를 버리고 자선활동과 영적 수련에 집중한 인물이다.

당시 남미에서 예수회가 추방당한 상황에서도 피게로아는 수천㎞를 맨발로 걸어 다니며 전도에 앞장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피게로아에 대해 "아르헨티나 국민과 모든 교회에 대한 선물"이라며 그가 가난한 이를 위해 헌신했다는 점을 칭송하기도 했다.

이번 시성 미사에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참석한다.

다음날인 12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공개 면담도 가질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그간 마찰을 빚었던 프란치스코 교황과 밀레이 대통령의 관계가 풀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겨냥해 '얼간이', '공산주의를 설교하는 X자식'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극우 성향의 자유경제주의자이자 반(反)공산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외된 빈민층을 돕는 '사회정의' 교리를 내세운다는 이유로 그가 공산주의를 전파하는 '악마'와 같다는 주장을 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최근 사회에 만연한 '급진적 개인주의'는 바이러스와 같다고 지적하는 등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시장주의를 비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