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장시장의 모습. /한경매거진 최수진 기자
서울 광장시장의 모습. /한경매거진 최수진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각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행하고 있는 지역사랑상품권이 상당부분 '완판행렬'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지자체는 평소보다 더 많은 규모의 상품권을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발행하고 있다. 특히 특정 기간, 특정 장소에서 상품권을 사용하면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다.

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했을 때 가장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전통시장이다. 평균적으로 마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전통시장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추가 혜택을 주는 사례가 꽤 있다.

○태안 전통시장서 14일까지 5% 추가혜택

충남 태안은 오는 14일까지 관내 전통시장(서부, 동부, 안면도 수산시장)에서 태안사랑상품권을 쓰면 결제금액의 5%(최고 2만5000원)을 즉시 지급하는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한다. 태안사랑상품권은 원래 할인율이 5%지만 조기에 국비를 집행하기 위해 이달 중에 상품권을 사면 할인율을 10%로 높여 적용한다. 구입한도도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확대한다. 이 상품권으로 14일까지 전통시장 캐시백까지 받으면 구입가 대비 15% 추가할인을 받는 셈이다.

충남 서천사랑상품권은 10%로 할인 판매됐는데 이달 중에 사용을 완료하면 5% 캐시백 혜택이 있다. 모바일과 카드형 상품권 모두 적용된다. 50만원어치 상품권을 45만원에 사서 다 쓰면 2만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달 한달간 한시적으로 할인율을 5→12%로, 구입한도도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한 충남 공주시는 12일까지 공주페이로 전통시장가맹점과 착한가격 업소에서 10만원 이상 결제하는 고객 중 추첨으로 1000명을 뽑아 공주페이 1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전남 해남군은 100만원까지 상품권(할인율 10%)을 판매하는데 이달 말까지 QR상품권 가맹점에서 QR결제를 한 고객에게 2만원 한도 내에서 결제 금액의 5%를 추가로 돌려준다.

대구시는 이달부터 모바일 기반 대구사랑상품권 '대구로페이' 판매를 재개했다. 1인당 30만원어치 구입할 수 있으며 할인율은 7%다. 대구은행 IM#앱에서 충전하고 대구로택시, 대구로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구로앱에서 대구로페이로 결제하면 5% 추가할인이 적용된다.
해마다 늘어나는 지역사랑상품권 판매량. 단위는 조원. 행정안전부 2023년 자료.
해마다 늘어나는 지역사랑상품권 판매량. 단위는 조원. 행정안전부 2023년 자료.

○발행한도·할인율 모두↑…사용처 제한 주의

대부분의 지자체는 설명절이 낀 이달 한달간 지역 상품권 할인율을 높이거나 발행한도를 늘렸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재정 상반기 신속집행을 위해 관련 예산 2500억원 중 1500억원을 상반기에 풀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국비 지원율도 인구감소지역은 5%에서 7%로, 일반자치단체는 2%에서 4%로 높이기로 했다. 할인율 상향(최고 15%), 구매한도 상향(최고 100만원)도 허용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했으나 앞으로는 알아서 하고 사후 통보만 해도 괜찮다고 밝혔다.

전남 담양군은 상품권 월 구매한도를 이달에 한해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충남 서산시 등은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강원 홍천군, 전남 해남군과 전북 전주시·고창군·완주군 등은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전남 강진군·함평군과 전북 김제시·순창군, 경남 고성군 등은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각각 높였다. 가장 상향 폭이 높은 것은 강원 태백시 '탄탄페이'다. 종전 구매 한도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한도를 높이고 할인율도 10→15%로 높였다.

강원 원주시는 구매한도는 30만원으로 동일하게 유지하되 할인율을 6%에서 8%로 이달 한달 동안만 높여 적용한다. 충북 진천군도 한도는 최대 70만원으로 유지하면서 할인율만 8%에서 10%로 높인다. 경남 하동군(한도 70만원)은 할인율을 10→15%로, 포항시는 7→10%로 할인율을 높였다.

선착순 판매의 경우 이미 소진된 곳이 많지만 일부 지역이나 상품권 사용처가 한정된 경우에는 아직 물량이 남아있을 수 있다. 선착순 판매 대신 주기적으로 신규 판매를 오픈하는 방식의 경우에도 아직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다만 할인율 때문에 상품권을 구입했다가 구입처에서 이용을 거절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용처 제한 규정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일반발행 상품권과 정책발행 상품권이 구분되어 있는데, 일반발행 상품권은 연매출 30억원 초과 가맹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쓰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임신 및 산후조리비, 농어민 수당, 결혼축하금 등으로 지급된 정책발행 상품권은 이런 제약과 관계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자체들은 안내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