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다인 4300만 회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개인 맞춤형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사진)는 지난 2일 서울 순화동 본사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올해부터 롯데멤버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김 대표는 2015년 롯데멤버스 창사 이후 첫 외부 출신 여성 대표다. 신한금융지주(금융) 삼성전자(제조) KT·SK텔레콤(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데이터 사업을 이끌었다.

올해 롯데멤버스가 롯데 유통군 HQ 와 협업해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다. RMN은 온라인 쇼핑몰 검색창, 배너, 매장 내 디지털사이니지(전광판),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화면 등 온오프라인의 광고매체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대홍기획처럼 롯데멤버스도 광고를 중개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롯데멤버스의 RMN은 백화점·마트·e커머스·편의점 등 롯데그룹 내 유통 계열사 채널을 활용한 광고에 더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김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초 RMN 부문을 신설했다. 최근 개인정보보호가 강화되며 구글, 네이버 등 제3자 업체를 통한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진 것도 RMN 사업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그만큼 직접 수집한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내 최다인 4300만 회원의 데이터는 어느 업체도 갖지 못한 강점”이라며 “롯데가 가진 다양한 매체를 적극 활용해 그룹 전체가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가 롯데멤버스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그룹의 통합 포인트를 관리하는 회사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는 “취임하고 보니 국내 어느 회사도 갖지 못한 이 수많은 데이터를 더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까웠다”며 “그동안 그룹 계열사들이 롯데멤버스가 운영하는 엘포인트를 잘 활용해 왔지만,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과거 롯데멤버스엔 후발 주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1997년 시작된 OK캐쉬백, 2000년 시작된 해피포인트 등 경쟁 멤버십보다 늦은 2006년에야 롯데카드의 포인트 제도로 첫발을 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옴니채널’을 강조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라 2015년 롯데카드에서 단독 법인으로 분리되면서 도약의 계기가 마련됐다. 포인트 이름을 ‘엘포인트’로 바꾸고 종전엔 롯데그룹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폐쇄형 제도를 개방형으로 바꾸면서 1위로 올라섰다.

롯데멤버스는 내년 10주년을 맞는다. 김 대표는 회사의 롤모델로 일본 멤버십 업체 폰타를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멤버십 1위로 성장하는 기간이었다면 향후 10년은 플랫폼 기업으로 퀀텀 점프해야 할 시간”이라며 “멤버십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광고 등으로 확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창립기념일엔 직원들이 회사가 이렇게 많이 변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송영찬 기자/사진=이솔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