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강진 1년] 여전한 상흔 속 재건 구슬땀…"고통 통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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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내외신에 가지안테프·하타이 등 재건 현장 공개
주거단지와 의료·상업시설 등 인프라 빠르게 구축
이재민은 1년째 컨테이너서 생활…"한국 구조대 감사"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발생한 지 6일(현지시간)로 1년이 된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은 강진 1년에 즈음해 재난 지역의 재건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국내외 매체를 대상으로 현장방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연합뉴스는 3개 권역으로 나눠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 중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진앙지 가지안테프와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활약한 하타이를 방문하는 첫 번째 일정에 동행했다.
케말 체베르 가지안테프 주지사는 지난 1일 주정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재난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진에 저항력 있는 도시'라는 콘셉트로 층수 제한과 내진 설계 등을 고려해 지난 1년간 재건 사업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현장에서 본 피해 지역에선 이재민 지원과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각종 인프라가 빠르게 갖춰지고 있었다.
가지안테프 누르다으 마을 한쪽에는 6층짜리 아파트 17개동으로 구성된 새 주거단지가 들어섰다.
준공하면 컨테이너 촌의 이재민이 새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아 이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이튿날 방문한 하타이주의 교육연구병원 신축 현장도 각 진료과별로 첨단 의료장비를 채우고 환자를 받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사회적 사업,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보듬기 위한 심리치료 지원 등에도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고 튀르키예 정부는 강조했다.
주거·상업건물 건설 지원, 대출에 약 510억리라(2조2천400억원)가 투입됐고 세계은행과 협력해 약 4억5천만달러(6천억원)의 중소기업 지원 자금이 마련됐다.
그리스·로마·오스만 등 유적을 포함한 문화재 복원 작업도 시작됐다.
현재 414곳에 임시가옥 21만5천195채가 설치됐다.
이곳에 머무는 이재민은 수개월 내로 총 30만7천채의 신규 주택 건설이 완공되면 이주하게 된다.
정부의 노력에도 강진의 상흔은 아직 남아있었다.
버스로 이동하는 길목마다 훼손된 문화유적, 벽면에 금이 갔지만 채 철거하지 못한 아파트, 치워지지 않은 폐차 수천대가 뒤엉킨 공터 등이 보였다.
직접 대화를 나눠본 현지 주민들은 반갑게 외지인을 맞이하다가도 가족과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앗아간 지진의 악몽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표정이 이내 어두워졌다.
누르다으 컨테이너 마을에 사는 고등학생 슬라(15)는 "친구를 잃었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일상이 다시 예전과 같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신축 상가 한 칸을 할당받은 메흐메트(45)는 "지진으로 엉망이 된 가게에서 멀쩡한 옷들만 건져와서 여기에서 다시 장사하고 있다"며 뇌전증을 앓는 12살 아들의 치료비를 감당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도중 작은 규모의 지진을 몇 차례 느낄 수 있었다.
위험한 지진 현장으로 '코레'(한국)에서 달려온 구조대와 봉사자도 잊히지 않았다.
슬라는 "한국인이 도움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고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며 "수십년 전 한국에서 전쟁이 나 우리가 도우러 갔었다는데 한국인들이 우리를 다시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민간 단체가 세운 임시 거주촌인 '한국 마을'은 여전히 피해 주민에겐 안식처였다.
무스타파 마사틀르 하타이 주지사는 2일 안타키야 재난관리청 지방청에서 연 브리핑에서 "우리는 형제의 나라로, 튀르키예가 군인을 한국에 보내 함께 탄창을 쥐었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강진 1년을 맞아 3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큰 재난과 고통은 국가의 단결과 형제애가 시험받는 전환점으로 우리는 이 고통스러운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2월 6일 새벽 4시 17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지역에 규모 7.8의 강진이 덮쳤고, 곧이어 오후 1시 24분 인근 카흐라만마라슈에 다시 규모 7.5의 여진이 강타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강진 사망자는 5만3천537명, 부상자는 10만7천21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피해 면적은 11개주(州)에 걸쳐 약 12만㎢에 이르고 피해주민은 10만7천213명에 달했다.
민가 약 67만6천채와 기타 건물 11만6천채가 무너지거나 파손됐다.
이후 해외에서 파견된 1만1천488명을 포함해 총 3만5천250명의 수색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도 3차례에 걸쳐 현장을 찾아 8명의 생명을 구하고 임시거주촌 조성까지 힘을 보탰다.
/연합뉴스
주거단지와 의료·상업시설 등 인프라 빠르게 구축
이재민은 1년째 컨테이너서 생활…"한국 구조대 감사"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발생한 지 6일(현지시간)로 1년이 된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은 강진 1년에 즈음해 재난 지역의 재건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국내외 매체를 대상으로 현장방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연합뉴스는 3개 권역으로 나눠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 중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진앙지 가지안테프와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활약한 하타이를 방문하는 첫 번째 일정에 동행했다.
케말 체베르 가지안테프 주지사는 지난 1일 주정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재난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진에 저항력 있는 도시'라는 콘셉트로 층수 제한과 내진 설계 등을 고려해 지난 1년간 재건 사업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현장에서 본 피해 지역에선 이재민 지원과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각종 인프라가 빠르게 갖춰지고 있었다.
가지안테프 누르다으 마을 한쪽에는 6층짜리 아파트 17개동으로 구성된 새 주거단지가 들어섰다.
준공하면 컨테이너 촌의 이재민이 새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아 이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이튿날 방문한 하타이주의 교육연구병원 신축 현장도 각 진료과별로 첨단 의료장비를 채우고 환자를 받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사회적 사업,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보듬기 위한 심리치료 지원 등에도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고 튀르키예 정부는 강조했다.
주거·상업건물 건설 지원, 대출에 약 510억리라(2조2천400억원)가 투입됐고 세계은행과 협력해 약 4억5천만달러(6천억원)의 중소기업 지원 자금이 마련됐다.
그리스·로마·오스만 등 유적을 포함한 문화재 복원 작업도 시작됐다.
현재 414곳에 임시가옥 21만5천195채가 설치됐다.
이곳에 머무는 이재민은 수개월 내로 총 30만7천채의 신규 주택 건설이 완공되면 이주하게 된다.
정부의 노력에도 강진의 상흔은 아직 남아있었다.
버스로 이동하는 길목마다 훼손된 문화유적, 벽면에 금이 갔지만 채 철거하지 못한 아파트, 치워지지 않은 폐차 수천대가 뒤엉킨 공터 등이 보였다.
직접 대화를 나눠본 현지 주민들은 반갑게 외지인을 맞이하다가도 가족과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앗아간 지진의 악몽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표정이 이내 어두워졌다.
누르다으 컨테이너 마을에 사는 고등학생 슬라(15)는 "친구를 잃었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일상이 다시 예전과 같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신축 상가 한 칸을 할당받은 메흐메트(45)는 "지진으로 엉망이 된 가게에서 멀쩡한 옷들만 건져와서 여기에서 다시 장사하고 있다"며 뇌전증을 앓는 12살 아들의 치료비를 감당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도중 작은 규모의 지진을 몇 차례 느낄 수 있었다.
위험한 지진 현장으로 '코레'(한국)에서 달려온 구조대와 봉사자도 잊히지 않았다.
슬라는 "한국인이 도움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고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며 "수십년 전 한국에서 전쟁이 나 우리가 도우러 갔었다는데 한국인들이 우리를 다시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민간 단체가 세운 임시 거주촌인 '한국 마을'은 여전히 피해 주민에겐 안식처였다.
무스타파 마사틀르 하타이 주지사는 2일 안타키야 재난관리청 지방청에서 연 브리핑에서 "우리는 형제의 나라로, 튀르키예가 군인을 한국에 보내 함께 탄창을 쥐었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강진 1년을 맞아 3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큰 재난과 고통은 국가의 단결과 형제애가 시험받는 전환점으로 우리는 이 고통스러운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2월 6일 새벽 4시 17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지역에 규모 7.8의 강진이 덮쳤고, 곧이어 오후 1시 24분 인근 카흐라만마라슈에 다시 규모 7.5의 여진이 강타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강진 사망자는 5만3천537명, 부상자는 10만7천21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피해 면적은 11개주(州)에 걸쳐 약 12만㎢에 이르고 피해주민은 10만7천213명에 달했다.
민가 약 67만6천채와 기타 건물 11만6천채가 무너지거나 파손됐다.
이후 해외에서 파견된 1만1천488명을 포함해 총 3만5천250명의 수색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도 3차례에 걸쳐 현장을 찾아 8명의 생명을 구하고 임시거주촌 조성까지 힘을 보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