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2%대 복귀…근원물가도 26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
신선과실, 2011년 1월 이후 최대 상승…작황 부진·높은 수요 등 영향
국제유가 오름세에 2월 물가 상승전환 관측…"상반기 3% 안팎 상승 지속"
물가 상승률 2.8%로 둔화…과일 등 농산물은 '고공 행진'(종합2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서며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과일 가격 상승과 겨울철 한파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 소비자물가 2.8% 상승…둔화 흐름 지속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 2.4%에서 8월 3.4%로 반등했으며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다 6개월 만에 2%대로 복귀했다.

11월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도 계속됐다.

상승세 둔화에 가장 기여도가 큰 품목은 석유류였다.

1년 전보다 5.0%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p) 떨어뜨렸다.

반면 농산물은 15.4%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을 0.59%p 끌어올렸다.

지난달(15.7%)에 이어 두 달 연속 15%대 상승이다.

외식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4.3% 상승해 0.60%p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상승 폭은 2021년 11월 4.1% 상승 이후 가장 낮았다.

가공식품 가격은 작년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지만, 지난달보다는 0.4% 내렸다.

주세 기준판매 비율 제도 도입으로 소주·맥주 유통 가격이 인하된 영향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석유류와 개인 서비스, 가공식품 등의 가격상승률이 둔화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률 2.8%로 둔화…과일 등 농산물은 '고공 행진'(종합2보)
◇ 근원 물가·생활 물가도 안정세…신선 과실, 28.5% ↑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2021년 11월 2.4%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올랐다.

이 또한 2021년 12월 2.2% 상승한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4% 상승했다.

작년 10월 4.5%를 시작으로 11월 3.9%, 12월 3.7%를 기록하며 둔화하는 흐름이다.

최근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과일과 채소는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4.4% 올랐다.

신선 과실은 28.5% 올라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 채소 와 신선 어개도 각각 8.9%, 2.0%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사과 배 등의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과 귤 등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맞물리면서 과실 물가가 수개월째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기후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률 2.8%로 둔화…과일 등 농산물은 '고공 행진'(종합2보)
◇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성 지속…2월엔 상승 전환 가능성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겨울철 이상 기후가 지속되는 등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9월 93달러에서 점차 하락해 12월 77.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82달러를 넘어섰다.

기재부 관계자는 "2월에는 석유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까지는 3% 안팎의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일 가격의 강세 역시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설을 앞둔 만큼, 농축산물 할인지원을 확대하는 등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