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땐 한 명보단 두 명"…'투톱 CEO' 내세운 스타트업
벤처 혹한기를 맞아 복수의 대표를 두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 머스트잇은 1일 김홍균 최고제품책임자(CPO·왼쪽)를 공동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창업자인 조용민 대표 ‘원톱 체제’에서 13년 만에 ‘투톱’으로 바뀐 것이다. 여기어때 출신인 김 신임 대표는 지난해 8월 머스트잇 리더십 재편 때 새롭게 합류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제품 개발을 이끌고 조 대표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로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

또 다른 명품 플랫폼 트렌비도 지난해 하반기 창업자인 박경훈 단독대표 체제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이종현 대표(오른쪽)를 신규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국내 사업을 총괄하고 박 대표는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 집중한다.

벤처 혹한기로 성장성 확보에 고민이 큰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리더십 변화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케팅 출혈 경쟁에 적자가 컸던 명품 플랫폼들이 대표적이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감을 내기 위해 내놓은 특단 대책”이라고 말했다.

재정난을 겪다가 hy에 인수된 부릉(김형설 채윤서 공동대표), 혹한기 구조조정을 단행한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필성 최문우 공동대표)도 지난해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세무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에서 창업자인 김범섭 대표 외에 정용수 CPO를 공동대표로 세웠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이템 발굴에만 강점이 있는 창업자에게 투자사들이 먼저 공동대표를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