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와 3년간 74억원 투입해 '군중밀집관리기술' 개발
다중운집 안전책임 커진 경찰…과학기술로 인력투입 효율화
이태원 참사 이후 다중운집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이 커진 경찰이 효율적인 인력 투입과 인파 분산을 위한 종합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과 행정안전부는 올해 국민 생활안전 확보를 위한 신규 연구과제로 '과학기술 기반 군중밀집관리기술 개발'을 공고했다.

사업 기간은 2026년 말까지 3년이고 사업비는 올해 20억원을 포함해 총 74억원이 투입된다.

주요 과제는 폐쇄회로(CC)TV, 위치정보시스템(GPS), 대중교통 등 다층적 데이터를 토대로 군중 밀집에 따른 위험도를 분석·예측하는 '통합관제시스템'과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경찰력 배치와 대응을 지원할 '실시간 치안 대응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기존의 인파 관리 기술이 밀집도를 계산해 이를 알리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번 연구는 군중 속 이상행동을 예측·감지해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경찰의 구체적인 현장 대응까지 연계한다는 점에서 한단계 더 나아갔다.

통합관제시스템에는 군중 밀집도와 혼잡 위험도를 인식·분석하는 기술과 조도·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객체를 탐지·추적할 수 있는 화질 개선 기술, 야간 시간대 인원 추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CCTV 사각지대 인원 추정 기술 등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연계·활용하고 이동통신사 유동인구와 대중교통 이용 흐름 기반의 인구 추정 기술을 연구한다.

다중운집 안전책임 커진 경찰…과학기술로 인력투입 효율화
실시간 치안 대응 시스템에는 현실의 시설이나 장소를 가상의 디지털 공간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다.

상시로 혼잡하거나 특정 이벤트 발생이 빈번한 지역의 공간정보 모델을 구축해 치안 대응 시뮬레이션을 하고, 성별·신장·이동 경로 등 군중 특성을 반영한 인파 관리 체계와 동선 설계·유동인구 유입량 조절 등 대응 기술을 연구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를 실증할 수 있도록 홍대입구역 일대와 같이 군중 밀집이 일어날 수 있는 주요 지역에 테스트베드(시험장)도 구축한다.

이번 연구를 추진하게 된 주된 이유는 경찰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경찰은 모든 대규모 행사에 다수 경력을 투입해야 하고 많은 인파가 몰린 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하지만 수사·대공·치안 분야의 업무량이 대폭 늘어난 데 비해 인력을 충분히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 첨단 기술력을 활용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경찰청은 "다중운집 행사로 인한 국민안전 위협이 현실화했으나 관계 기관은 객관적 지표가 아닌 경험과 사람 판단만을 기반으로 대응해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군중 밀집 상황에 대한 객관적·효율적 관리와 현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선제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