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6년까지 '구비서류 제로화' 추진
윤 대통령 "부처 간 벽 허물어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 제공"
민원서비스 신청할 때 내는 '구비서류' 1천500종 없앤다
앞으로 민원·공공서비스를 신청할 때 민원인이 다른 기관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내는 일이 대폭 사라지게 된다.

행정안전부와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30일 경기 판교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1천498종의 민원·공공서비스를 관공서 구비서류 없이 신청할 수 있는 '구비서류 제로화'를 2026년까지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은 "대부분 공공서비스를 신청할 때 구비서류들이 있다.

이를 앞으로는 폐지하자는 것"이라며 "정부 A기관에서 (구비서류를) 발급받아 B기관에 제출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공공기관 간 데이터 칸막이를 허물어 상호 보유한 정보를 공유, 정부가 보유한 정보는 국민에게 다시 요구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우선 올해 4월 국민체감도가 높은 100종의 민원·공공서비스를 대상으로 구비서류 제로화에 나선다.

난임 부부가 시술비를 지원받거나, 국민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 등이 예방접종비를 지원받고자 할 때 필요한 관공서 발급서류 각 4종이 모두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난임 부부는 시술비 지원을 신청할 때 기존에 냈던 주민등표등·초본, 건강보험료납부확인서 등을 제출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는 연간 30만건에 달했다.

예방접종비 지원 신청 때도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장애인증명서 등 4종의 관공서 발급서류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또한 연 10만건에 달했다.

올해 말까지는 고용장려금 등 321종 서비스가 구비서류 제로화 대상에 포함된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등이 고용장려금(연간 200만건)을 신청하거나, 지자체, 공항 등의 공영주차장 주차료 할인 혜택(연간 100만건) 등을 받을 때 필요한 관공서 발급 서류가 사라지게 된다.

민원서비스 신청할 때 내는 '구비서류' 1천500종 없앤다
단계별로 구비서류 제로화가 이뤄지면 올해 421종, 내년 900종, 2026년 1천498종(누적)의 민원·공공서비스에서 구비서류 제출이 사라진다.

국민이 매년 발급받는 민원 증명서류는 무려 7억건을 넘는다.

구비서류 제로화를 통해 이 중 30%(약 2억1천만건)를 디지털로 대체하면 건당 5천908원씩, 연간 약 1조2천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된다.

고진 위원장은 "디지털 혁신으로 (공무원의) 업무 생산성이 올라갔을 때 기존 인력은 사람의 섬세한 관심이 필요한 '돌봄'에 투입되는 게 맞다"며 "디지털로 아끼는 시간과 비용을 아날로그로 돌려드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민생 토론회에서 "연말까지 420여개 서비스를 시작으로 3년간 총 1천500여개 행정 서비스 구비 서류를 완전히 디지털화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부처 간 벽을 허물고 흩어져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모아서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