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미 보호주의 정책에 유럽 '우려'
'바이든이나 트럼프나'…EU, 미 무역정책에 회의론 팽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유럽이 미국의 보호주의적 무역 정책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 각종 무역 현안을 두고 미국과 마찰을 빚었던 유럽은 2021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을 때 양자 무역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을 되돌리는 대신 상당수 정책에서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는 행보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존의 무역 장벽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자국 제조업 부양을 위해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유럽 업체를 제외하고, 중국의 첨단 기술 개발을 견제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유럽 당국자들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미국의 조치가 유럽에 부수적 피해를 안길 수 있다고 미국 측에 경고하기도 했다.

이제 유럽 당국자들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의 경제 정책은 예전과 같지 않고 유럽에 유리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유럽 외교관은 "허니문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유럽연합(EU)은 회원국 정부가 미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일부 보조금 규정을 완화하는 등 역내 산업 지원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EU 당국자들은 대체로 미국의 보호주의적 접근법을 받아들이기를 망설이면서 전통적인 자유 무역의 이상에 매달리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다만 EU는 바이든 행정부의 보호주의적 행보에도 기후변화 대처 등에서는 미국이 EU와 이해관계를 함께 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에서 긴밀히 협력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유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포기하고 세계 무역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