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이 설 명절을 앞두고 총 5조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고 상생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은 올해 2조1400억원을 협력사에 앞당겨 지급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올해 조기 지급 대금은 지난해(1조4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등 11개 관계사가 대금 조기 지급에 참여한다.

회사별로 결제 예정일보다 최대 21일 앞당겨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렸다.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위해서다. 이런 방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상생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이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삼성은 사회와 함께 가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현대차그룹도 납품 대금 2조1447억원을 최대 23일 앞당겨 지급한다. 대상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에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 개 협력사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설과 추석 명절 전 협력사의 자금난 해소를 돕기 위해 납품 대금을 선지급했다. 지난해 설과 추석에도 각각 2조3766억원, 1조9965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LG그룹은 이날 “총 1조2500억원 규모 협력사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8개 계열사는 협력사 납품 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4일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