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전기차시장에 한파가 불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기차시장에 생긴 이상기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작년 4분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8조14억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53.7% 줄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5990억원)를 43.5% 밑돌았다.

삼성SDI도 작년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분기보다 8.4% 줄어든 4541억원으로 집계됐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1분기 전망은 훨씬 더 암울하다.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9억원으로 컨센서스(5421억원) 대비 90.4% 적을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4~6%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회사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4분기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코프로비엠도 300억~5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데다 리튬 등 원재료 가격 급락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